시스템 교체 대규모 예산 필요탓 개선 지연 수업 따로 평가 따로 교사들 업무부담 호소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교과서와 수업 내용이 바뀌었지만 교과교육의 평가 내용을 입력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하 나이스)은 변경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교육과정은 수시로 부분 개정되고 있어 이를 반영해 나이스 시스템도 곧바로 개선돼야 하지만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탓에 변경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해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초등학교 1-2학년 과목인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은 2009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주제별 통합교과서로 변경·운영되고 있다. 보다 원활한 지도를 위해 주제별 통합교과서를 만든 것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족, 이웃, 학교, 우리나라 등 8개 주제로 구분해 각각 1학년용인 1권과 2학년용인 2권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해당 교과서가 적용된 지 벌써 1년이 넘었어도 평가는 여전히 종전의 3과목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평가 결과를 입력하는 나이스 시스템이 여전히 3과목으로 구분해 입력하도록 돼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일선학교 교사들은 변경된 교과서 내용으로 학생들은 가르친 뒤 평가결과를 학생생활기록부에 작성할 때는 여전히 바른 생활과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로 항목을 나눠 기재하고 있다.

교사들은 평가 입력 방식은 그대로 유지되고 교과서만 8종으로 늘어나면서 오히려 평가 횟수가 늘고 평가 방법이 복잡해졌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적용된 창의적 체험활동도 마찬가지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인성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 등 4개 영역으로 구분돼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주당 2시간 가량 체험활동을 진행하는데 통합적인 성격을 띤 활동을 할 때가 많은 데도 나이스 시스템에 입력할 때는 4개 영역을 인위적으로 구분해 활동 시간을 입력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모든 교육행정정보를 통합관리하는 나이스시스템을 변경할 경우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고 파급력이 커 수시 개정 체제인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전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내년 9월 교육부가 고시할 2015개정교육과정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제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을 내보이고 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육과정이 개정돼 학교 현장에 적용될 때마다 제반 시스템은 변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수시로 진화하는 교육과정과 행정 시스템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스 시스템은 교육과학기술부가 2006년 3월 정식 개통한 전국 단위의 교육행정 정보체계로, 전국 1만여 초·중·고교, 16개 시·도 교육청 및 산하기관, 교육과학기술부를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공동으로 관리·이용할 수 있게 한 컴퓨터정보 체제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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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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