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실려가서야 사고 인정…부실 초동대처 도마위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소재 램테크놀러지 공장에서 지난 24일 오전 9시 23분쯤 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주변 식물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주홍주 기자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소재 램테크놀러지 공장에서 지난 24일 오전 9시 23분쯤 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주변 식물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주홍주 기자
[금산]충남 금산의 한 화학제품 제조 공장에서 불산이 유출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사고발생초기 불산 유출이 아니라고 밝혀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5일 충남소방본부와 금산군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 23분쯤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에 있는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공장인 램테크놀러지에서 불산 3-7㎏이 유출됐다.

이날 사고는 불산을 실고 온 'NHF 탱크로리'에서 탱크 교체 과정 중 오전 9시 10분에서 18분 사이에 2분간 무소 불산이 유출되며 발생했다.

이 사고는 공장 인근에서 벌초하던 주민 김모(61)씨 등이 냄새와 연기에 기침을 하다 119에 화재신고 해 알려졌다. 김씨 등 주민 3명과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은 구토와 발열 증상을 호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공장 주변의 나뭇잎과 수풀이 말라죽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회사 길준임 대표는 "탱크로리가 새벽에 도착해 탱크 교체 과정 중 오전 9시 10분에서 18분 사이에 2분간 무소 불산이 3.6㎏에서 7.2㎏이 유출됐다"며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사고가 발생하자 "지붕의 빗물이 떨어지면서 소석회와 섞여 연기가 발생하는 백무현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불산 유출 사실을 부인했다. 이로인해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이 불산 유출근거가 없다고 판단, 철수했다.

그러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오동나무와 초목이 말라죽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불산유출에 대한 의심이 불거졌고, 주민들이 경찰에 불산 유출 의혹을 신고하자 소방대원들이 재차 출동했고 그제서야 회사측은 유출 사실을 인정했다. 또 불산 유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갖고 있는 금강유역환경청은 오후 2시에야 연락이 닿았고, 오후 5시3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 유출량 측정에 들어갔다.

공장측은 화학물질 유출시 비상연락망을 통해 관계기관에 신고를 해야 하고 인근주민에게 알려 대피시켜야 하지만 관계기관에 신고는 고사하고 인근주민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에도 불산이 유출돼 마을 하천에서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에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공장 이전을 촉구하며 공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도 주민들은 "사고 발생 시간과 종료 시간이 주민이 촬영한 동영상 및 사진 촬영시간과 맞지않다"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주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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