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주관한 충북도 "일반 음식점일 뿐" 해명

[청주]해외 연수중인 여중생들을 홈스테이 가정에서 술집으로 데려가 방치시키는 사태가 벌어져 학생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서북미충청향우회와 대전시, 충남도, 충북도 등은 대전지역 중·고생 11명과 충북·충남 각 18명씩 학생 47명, 인솔자 3명 등 5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과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 로키산맥 일대를 돌아보는 `충청지역 청소년 서북미 연수`를 진행했다. 이 연수는 지난 1998년부터 실시된 충청권 청소년과 미국 워싱턴주 충청향우회 교포 자녀 상호 교환방문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양 국 청소년들이 상호 방문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수 중 7일차인 지난 9일 참여 학생들은 미국 시애틀에서 홈스테이 가정에 머물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청주지역 여중생 A양 등 2명이 머문 가정에는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었고, 노부부는 50대 아들을 불러 여중생들을 돌보라며 이들을 방치했다. 50대 아들은 자신의 단골 술집(충북도는 패밀리레스토랑 정도라고 해명)으로 여중생들을 데려가 A양 등에게 음료수를 시켜준 뒤 자신은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양 등은 대화도 통하지 않는 이국 땅 술집에 1시간 가량 방치되면서 공포감까지 느꼈다고 전했다. 결국 자신들 또래조차 없는 홈스테이 가정에 머물면서 소외받는 것에 불만을 느낀 A양 등은 숙소를 옮겨 줄 것을 요구했고, 이튿날 인근 펜션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측은 "당구대가 있는 바(bar) 형태의 술집"이라며 여중생들을 술집에 데려간 것부터 그곳에 방치된 것 등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연수를 주관한 충북도 측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이고 문화적 차이로 학생들이 오해했던 것"이라고 발뺌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A양 등이 머문 가정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식당에 데려간 것은 맞지만 술집이 아니라 그냥 음식점이었고, 데려간 사람 역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문화적 차이로 학생들이 오해했던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켰다"고 해명했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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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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