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시·군 지자체별로 각기 추진하는 모양새이면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는 난망이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 지자체끼리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협력이 절실해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게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방행정이 보여 온 고질적인 특성이다.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라면 실제추진이 가시화되더라도 고비용 저효율의 결과만 낳고 말 게 틀림없다. 충남도나 정부가 적극 개입해 주도적으로 끌어가면 이런 현상은 다소 극복할 수 있으나 그럴지 의문이다. 예상되는 다른 종교계, 세력의 저항을 극복할 공공의 논리를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선결된 뒤 예산확보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민간이 관련전문가와 결합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제주 올레길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명해지기까지 제주도청이나 스페인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주도적으로 끌고 갔다는 얘기를 듣기 힘든 게 이를 시사한다. 제주 올레길은 민간 전문가의 기획이 주도했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산티아고 지역 가톨릭의 역사에 세계적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순례자'가 더해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순례길이 됐다.
필요한 선결조건은 또 있다.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잘 제작된 영화·소설 등의 문화 콘텐츠가 탄생한다면 지역의 여망은 의외로 빨리 실현될 수 있다. 영화 '명량'이 히트치자 아산 현충사와 전남·경남 현지 유적의 탐방객이 급증하는 효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교황 방문으로 조명받은 충청권이 영화자본 또는 유명 작가의 창작욕구를 자극하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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