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회 파행 41일째 '들끓는 민심' 기초의회 폐지론 다시 고개

대전 서구의회가 개원 후 40일이 지나도록 내홍으로 인해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장기 파행 속에서 의원들이 의정비를 꼬박꼬박 챙기자 일각에서는 일반 기업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것처럼 `일 안 하는 의원`들의 의정비를 모두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다.

더욱이 서구의회의 파행으로 인해 집행부도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기초의회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구의회는 19일 `제213회 임시회 4차 본회의`를 열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또 원 구성에 실패했다.

이날 새누리당 소속 구의원들과 무소속 손혜미 의원은 "의장 선거에서 불리하면 3차 결선투표 직전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새 정치냐"면서 본회의장 등원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회 4차 본회의도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산회가 됐다. 서구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회 11번, 파행 41일째라는 수치스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

서구의원들은 지난 7월분에 이어 20일에는 8월분 의정활동비(의정비)를 받는다. 1인당 337만 5830원(의정자료수집연구비 90만 원·보조활동비 20만 원·월정수당 227만 5830원)이며 전체 서구의원 8월분 의정비만 6751만 원에 달한다. 결국 2개월 동안 1억 3500만 원 상당의 의정비를 챙긴 셈이다.

이처럼 서구의원들이 장기간 의정활동 공백으로 조례 등 안건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의정비는 챙기고 있는 것.

서구의회 건물 앞에서는 `밥값도 못하는 의원들은 집에 가라`, `당선 전과 후가 다른 서구의회, 두고 봅시다` 등 의원들을 비난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이날 임시회에 참석한 한현희 대전시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장은 "각각 의원들은 동 대표로의 역할을 위해 구민들이 뽑아줬는데 다들 자리 욕심에 혈안이 됐다"며 "전국 망신이며 파행 장기화가 계속된다면 해산운동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의회 폐지 및 대전서구의원 세비 반납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춘구)도 둔산동, 만년동, 관저동 등 일원에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며 집회신고도 검토 중이다.

서구의회는 21일 `제213회 임시회 5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출 등 원 구성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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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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