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성으로 정보 제공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미래부·ETRI 메시지 형태 등 표준화 작업 착수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재난 상황에서 효율적인 대처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이 장점을 갖고 있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긴급한 재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이용한 재난경보 기술과 국제 표준화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란 =2054년의 미래를 그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사물인터넷통신이나 유비쿼터스 시대의 미래 모습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영화로 자주 언급된다. 영화 속에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잘 설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주인공 톰 크루즈가 거리를 걸어다닐 때 벽면의 디지털 스크린이 홍채를 통해 행인을 분석하고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장면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 옥외의 상업공간에서 문자, 영상 등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가 지하철 역사나 공항, 버스 내의 화면을 통해 다양하게 접하는 광고가 이에 속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장면은 이같은 디지털 사이니지의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이런 디지털 사이니지를 재난 상황에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스크린 단말기 설치가 확대되면서 비상 상황에서 중요한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히 전파할 수 있는 매체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설치된 장소나 지역에 맞는 재난 정보 서비스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의 재난경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정보 제공을 위한 표준 마련=재난 정보 제공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매체에서 표준화된 형태의 재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한국텔레스크린협회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센터는 디지털 사이니지 재난경보의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소방방재청과 기상청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미래부가 운영하는 통합재난관리시스템(UDMS·Urban Data Management Society)을 통해 각각의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 제공 사업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일정한 형태로 제공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재난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메시지 포맷 표준부터 지역 별 코드, 재난의 종류나 통보시각 등 상황에 맞는 정의를 비롯해 문안 표준을 마련했다. 또 디지털 사이니지를 표출하는 단말기마다 특성이 다양한 만큼 재난 정보를 얼마나 오랜 시간 노출할 것인지부터 몇 번 반복할 것인지, 화면 내 배치는 가로 화면과 세로 화면에 따라 어떻게 할 것인지 까지 구체적인 부분도 포함됐다. 이같은 초안은 향후 디지털 사이니지 표준포럼을 거치며 관련 사업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표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국제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 분야의 표준을 관장하는 `ITU-T(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 Telecommunication Standardization Sector)`는 지난 2011년 11월 디지털 사이니지에 관련한 리포트를 발간하는가 하면 지난해 1월부터는 디지털 사이니지 표준화를 전담하는 새로운 그룹 `Q14(Digital Signage Systems and Services)`를 발족하는 등 국제표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2건의 권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 건은 재난 발생 이전 예보 시점부터 재난상황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요구되는 다양한 재난정보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을, 또 한 건은 재난경보의 범위를 자연재해를 뜻하는 `disaster alert(재난경보)` 뿐 아니라 인적 재난을 포함한 범위의 `common alert`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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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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