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지속돼 나타나는 피부염 심하면 화상·만성습진 부른다

접촉성 피부염(Contact Dermatitis)을 앓는 사람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타나는데다, 어떤 물질이 자신에게 과민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수년간 치료에 매달려야 할 수도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화학적, 동물성 혹은 식물성 등 여러 종류의 물질에 접촉함으로써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는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피부 노출의 가능성이 높아져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며, 특히 화장품 개발과 아울러 사용 인구의 급증으로 인해 얼굴과 목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는 피부 자극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원인에 따라 자극성 접촉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자극성 접촉 피부염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일정한 자극에 의해 생기므로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 아니다. 자극의 강도가 강하면 화상이나 급성 피부염의 형태로 나타나고, 원인이 되는 자극 물질과의 지속적인 접촉은 만성의 습진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원인물질이 있는데, 성인에서는 종종 비누나 약품, 세제, 솔벤트, 화학물질 등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소아에서는 `기저귀 발진`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소변이나 대변에 있는 자연 화학물질이 기저귀 착용 부위에 장시간 노출되어 생기는 피부 반응이다. 손, 발, 얼굴, 귀, 가슴 등 우리 몸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자극 물질이 닿았던 부위에 1-2시간 이내에 증상이 발생하여 이틀정도 최고조에 달했다가 보통 3일이 지나면 점점 약해진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겐 또는 항원이라 부르는 노출 물질에 의해 나타나며 정상인에게는 피부염을 일으키지 않으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원인이 되는 항원과 접촉하는 경우 발생하기 때문에 자극성 접촉피부염에 비해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해당 물질에 접촉한지 1~2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물질에 의해 일어났는지를 잘 알아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산과 들, 야외에 나가서 담쟁이덩굴이나 옻나무 등의 식물 등이나 금속에 함유된 니켈과 코발트, 금속성 단추나 지퍼, 화장품, 방부제, 고무, 합성수지 등 다양한 원인물질이 있다. 접촉성피부염의 증상은 어떤 물질에 의해 생기는지부터 어느 부위에 생기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형적으로는 피부가 매우 가렵고, 붉은색을 띠며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물집이 생긴다.

진단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검사는 의심되는 물질을 선택해 피부에 붙인 다음 변화를 관찰하는 `첩포검사(Patch Test)`이다. 이는 화장품을 비롯해 피부염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선정하여 피부에 직접 접촉시킨 후 48시간과 96시간 후에 반응을 관찰하는 검사이다. 접촉한 물질 중 영향을 주는 물질이 있다면 접촉성 피부염의 증상과 같은 양성반응이 나타나고 없다면 정상피부와 다를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접촉성 피부염은 진단명 자체에 어떤 물질에 접촉돼 피부염이 생긴다는 의미이므로 예방이 어렵지만은 않다. 원인이 되는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발생부위를 자극하거나 긁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얼굴에 바르기 전에 팔 안쪽 피부에 바르고 1주일쯤 그 반응을 살펴본 후에 붉게 일어나거나 가려워지지 않으면 사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만약 접촉성 피부염에 대한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 피부염이 악화되는지 항상 관심을 갖는 것이 좋으며 발열을 동반하거나 염증 부위가 심하게 붓고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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