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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 누가 사회적 경제를 말하는가

2014-08-13 기사
편집 2014-08-13 06:03:46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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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은 완전히 이기적이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이타적이지도 않다. 그 둘 사이의 긴장을 각자의 성격과 취향과 환경과 상황에 영향을 받아가면서 그때그때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게 된다. 또 어쩌면 그런 모습이 인간의 자기동일성(self-identification) 문제가 매번 화두가 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3명이 모이면 집단이라는 개념이 생성되고, 이 3명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바로 '3의 법칙'이다. 2005년 10월 17일 서울지하철 5호선 천호역, 플랫폼에 진입하고 있던 전동차에 끼인 사람을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서 전동차를 밀어 목숨을 구한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

처음에 한 사람이 큰소리로 "우리 함께 밀어봅시다"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한 사람이 "저도 밀겠습니다" 하면서 동참했고, 또 한 사람이 "저도 돕겠습니다" 했을 때 침묵하던 많은 사람들이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침내 거대하고 육중한 전동차를 기울여 사람을 구한 것이다.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그 상황을 변화시킨 사람은 바로 그 3명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 '3의 법칙'이다. 바로 내 옆에서 누군가가 행동을 하면 그 행동으로 인해 내가 영향을 받고, 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고, 이러한 행동들이 모이면 상상하지 못했던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한국 사회는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추진으로 말미암아 소득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을 극복하기 힘든 왜곡된 사회가 되었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공공이든 민간이든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의 실천 영역에 대한 관 주도의 정책적 추친은 그만큼의 정량적 성과도 가져왔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에 사회적경제의 사상적 영역에 있어서의 발전은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도 작금의 현실이다.

한편,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지정 심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해 보면 사회적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서 사회적경제를 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보조금에 대한 관심으로 지정 신청을 하는 기업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교육도 이수를 해야 하고 필요한 사회적경제 이해를 위한 컨설팅이나 멘토링이 제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소셜 미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과제 앞에 직면해서 보조금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오히려 자생력을 약화시키는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업들이 한심스럽다는 생각보다는 그러한 기업들도 언젠가는 전동차에서 내려서 모두 힘을 합해야 하는 연대경제, 사회적경제의 동지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사회적기업 안에 3명이 진정성을 담아서 사회적경제를 살아내면 그 기업은 연대의 경제를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이 될 것이고, 그러한 3개의 사회적기업이 전체 사회적기업으로 하여금 사회적경제, 연대경제, 대안경제를 이루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할 것이다. 내가 먼저 행동하는 3명이 되어야 한다. 모두가 이기적으로 살아갈 때, 단 세 사람이 협동으로 살아가면 변화는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사회적기업이든 마을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그 근원에는 '협동'이 있어야 한다. 협동은 마음과 힘을 모으는 일이다. 마음과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협동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필요한 일이고, 그런 확신을 통해서 3명의 행동하는 결사체가 구성될 때 가능해지는 일이다. 정부의 보조금은 그러한 결사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만 지원되는 마중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결사체의 구성원들만이 진정한 사회적경제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윤기 충남사회경제 네트워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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