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암 발생 9위·생존율도 낮아 육류·지방 위주 즐기면 발생률 2배

'암중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은 과거에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주위에서 흔히 들어볼 수 있을 정도로 증가 하고 있다. 췌장암은 한국인 암 발생 9위지만 암 사망원인 5위, 5년 생존율은 7.8%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췌장암에 대한 치료방법이 그 동안 많이 발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췌장암으로 진단 후 치료 받고 장기 생존한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췌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없어 암 발생 시 주위에 있는 혈관이나 신경 등 의 주요 구조물에 전이가 쉽게 되고 또한 임파선 전이가 잘되어 진단 당시 절제(수술)가 가능한 경우가 1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완치가 쉽지 않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로는 많은 연구가 돼 왔는데, 주로 남자에서 여자보다 1.5배 더 발생하고 50세 이상의 고령에서 잘생기며 담배가 중요한 원인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 15배 더 잘생기며 육류 등 지방 성분이 많은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췌장암 발생률이 약 2배 정도 높은 반면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발생률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커피가 위험인자로 의심되기도 했으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술은 만성췌장염의 원인이 되고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과량의 음주는 피해야 한다.

췌장암의 증상은 대개 복통인데 상복부에 주로 통증이 있고 때로는 등 쪽으로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외 식욕부진, 체중감소, 구역, 구토, 피로감, 우울증, 관절염, 황달 그리고 전이에 의한 여러 가지 증상들이 올 수 있다. 문제는 통증이 있어 내원하여 진단이 된 경우는 이미 주위 장기를 침범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치료해도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췌장암은 효과적인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으나 조기 검진이 쉽지 않다. 영상 진단으로는 가장 쉬운 초음파 검사가 있으나 췌장의 체부와 미부는 췌장 앞에서 장내 공기가 가로 막고 있기 때문에 종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진단율이 떨어진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은 95% 의 췌장암 진단율을 보이며 자기 공명 영상도 비슷한 진단율을 보이나 검사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또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침생검(조직검사)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한 췌장암의 표지자들은 예민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의심이 되거나 고위험군에서는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해보는 것이 조기 진단에 유효하다. 치료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 수술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대부분 진단이 늦게 되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복합적 약물투여와 병행하여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여 과거보다는 생존기간이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있다. 다른 암과 마찬 가지로 조기진단 하여 수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며 예방을 위해 금연이 매우 중요 하고 과음은 피하여야 하겠으며 육류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최용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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