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야경 3대 명소

한 걸음 떨어져 바라봐야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무한 경쟁을 펼치는 삶의 현장이다. 하지만 짙은 어둠이 깔리고 도시를 밝히는 불빛들이 켜지기 시작하면 치열한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도심의 높은 빌딩들이 장난감처럼 작게 보이는 낯선 위치에 서면 도시는 형형색색의 보물이 가득한 보물창고로 변한다. 도심 안에서는 볼 수 없는 대전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대전의 3대 야경 명소를 직접 찾아봤다.

◇ 대전 최고봉 ‘식장산’- 형형색색 조명… 환상적 분위기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고 산세가 완만해 사계절 내내 등산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낮의 식장산만큼 밤의 식장산도 대전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전의 전통적인 야경 명소로 꼽히는 정상 인근의 식장산 전망대 때문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좁은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느라 차도 사람도 지칠 때 쯤이면 작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내려 능선을 살짝 넘어서면 발 아래로 대전 도심의 밤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 인근 야경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전 야경은 압권이다.

동구와 중구 원도심 지역을 밝히는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펼쳐진다. 마치 비행사가 돼 야간비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특히 식장산의 야경은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망대 바로 아래까지 차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겸한 데이트 코스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식장산의 경우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수 있는 대청호 드라이브 코스와 연계도 가능하다.

다만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이 좁고 주차공간이 협소한 만큼 야경을 즐기기 전후 이동 중에는 안전운행이 필수 적이다.

◇ 원도심 한눈에‘보문산’ - 로맨틱 데이트 코스 1번지

대전 중구 중심에 위치한 보문산 역시 대전지역의 야경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보문산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야경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은 대전 원도심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보문산 전망대다.

식장산에서 보는 야경이 압도적인 느낌이라면 보문산 야경은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이다.

식장산에서는 작은 불빛들의 집합으로 보이던 대전 도심의 밤 풍경이 보문산에서는 조금 더 뚜렷하게 보인다. 그만큼 우리가 평소 생활하는 일상공간과 더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나 대흥동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 쉬운 장소다. 전망대 인근까지 포장도로가 깔려있고,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어 차량과 도보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자전거를 이용해 보문산 전망대를 오르는 동호인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보문산 전망대까지 오르던 도로에 중간에 볼라드가 설치되며 전망대 주차장까지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데이트 코스로 보문산 야경을 계획한다면 미리 운동화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숨겨진 명소 ‘계족산’- 야간 낭만산행 최적의 코스

황톳길로 유명한 계족산은 이미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진 명소다.

하지만 계족산에도 식장산, 보문산 만큼 뛰어난 야경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편하게 차로 오를 수 있는 두 곳과 달리 계족산 야경을 보기 위해서는 짧지만 야간 산행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족산의 야경 포인트는 정상 인근에 위치한 봉황정이라는 정자다. 다양한 코스로 오를 수 있지만 보통 용화사 인근까지 차로 이동한 뒤 봉황마당-계족산 정상을 지나는 최단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용화사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체육시설이 자리잡은 봉황마당이 나온다. 봉황마당에서 임도 옆으로 난 오솔길로 방향을 잡고 700m를 오르면 봉황정에 도착한다.

봉황정에 도착하면 대전 원도심부터 둔산동 일대, 유성구까지 대전 시가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엑스포다리가 위치한 갑천 주변의 야경이 일품이다.

날이 좋을 때는 멀리 계룡산 자락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계족산 야경을 즐기고 난 후에는 가파른 산길을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등산화 등 산행 준비와 함께 어둠에 대비한 조명을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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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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