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腸 장애 수술 '이제 축구할 수 있어요'

선천성 거대결장이란 병으로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를 차고 있어야만 했던 승호군이 지난달 28일 충남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할머니와 함께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청양군 제공
선천성 거대결장이란 병으로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를 차고 있어야만 했던 승호군이 지난달 28일 충남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할머니와 함께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청양군 제공
청양군 대치면 산골마을에 사는 9살 승호. 여느 또래 아이다운 해맑은 웃음에 승호가 겪고 있는 아픔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승호는 선천성 거대 결장과 지적장애(2급)를 갖고 태어났으며 부모의 이혼으로 어릴 적부터 엄마 없이 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라고 있다.

선천성 거대 결장이란 장(腸)에 분포하는 부교감신경절이 없어 생기는 기능적 장폐쇄로 대변을 정상적으로 배출하지 못해 복부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생활해야만 한다.

매일 배변주머니를 차고 있어야 하는 승호는 한창 활발하게 뛰어 놀 나이 이지만 인공항문에 손상이 가고 배변 주머니가 터질까 걱정돼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도 못하고 그 흔한 자전거도 타기 어려웠다.

승호를 돌보며 엄마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할머니는 승호가 수술을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지만 여의치 않은 가정형편 상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 걱정으로 그저 속상한 마음을 속으로 삼킬 뿐이었다. 이런 승호에게 희망이 비쳐졌다. 승호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웃들의 도움으로 알려져 여러 사회단체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게 됐으며 청양군 희망복지지원단을 통해 각종 복지서비스로 비용을 마련, 할머니와 아버지의 평생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된 것.

그렇게 할머니와 아버지, 이웃들의 애를 태우던 승호는 지난달 28일 충남대병원에서 9시간의 대수술을 받고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장애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됐다.

승호 할머니는 연로하신 나이에도 장시간 수술방 앞을 떠나지 못했지만 "승호가 좋아하는 축구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승호 아버지 또한 "거금이 드는 수술비가 감당이 안 돼 아이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었는데,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도움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앞으로 승호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청양=박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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