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두부집 유성구 장대동

웰빙 두부요리를 위해 경륜이 풍부한 어르신들이 뭉쳤다. 고향 어머니의 손맛으로 정성껏 두부를 만들며 '100세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는 착한 가게. 대전 유성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100세 두부집'에서는 웰빙과 자연이 살아숨 쉬는 슬로푸드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유성시장 인근에 위치해 점심만 되면 단골 어르신들로 북적북적. 한 켠에는 청국장, 두부전골 등 향토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행복한 한 끼 식사를 즐기고, 다른 한 켠에는 막걸리와 두부 두루치기로 정겨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저마다 호탕한 웃음들이 가시질 않는다.

'유성시니어클럽'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돕고 건강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한 어르신 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어르신들이 삶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스토리텔링을 두부 요리, 전통된장 만들기 등 각종 분야에 투영시키고 있는 것. 시니어클럽에서는 이밖에도 채소 재배, 학교 급식 도우미, 보육, 독거노인 방문 돌보미 등 각종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립과 보람찬 삶을 지원하고 있다.

100세 두부집에선 이 모든 어르신들의 손기술이 버무러져 있는 장소다.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 100%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로 조미료 없이 만든 웰빙 요리, 구암사의 맑은 물을 길어다 담근 메주로 만든 전통된장…. 이 모든 것이 만나 '장수 식단'이라는 하나의 완성품이 탄생했다.

이 뿐만 아니라 밑반찬도 직접 만들며 때로는 어르신들이 집에서 만든 것을 공수하기도 한다고. 그야말로 고향 엄마표 식단이 고픈 타향살이 '나홀로족'에는 이만한 '집밥'이 따로없는 셈이다. 서빙을 담당하는 김순남(64·여)씨는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어르신들이 힘을 합쳐 정성껏 만들고 있다"며 "최상의 식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이 가격에 선보이는 곳이 별로 없어 알뜰한 가격으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 음식인 두부전골, 두루치기, 청국장, 콩국수는 재료 그대로의 맛으로 어필하며 깊은 풍미를 전하고 있다. 전골 육수는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등을 사용해 매일 만들며 이 육수에다 그날그날 만든 두부, 소고기, 팽이버섯, 송이버섯 등을 넣는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맛에 담백한 두부와 소고기의 맛이 한데 어울려 일품이다. 콩국수는 진한 국물의 맛과 탱탱한 면발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고향맛을 느끼는 행복에 더위 탈출은 덤이다.

조리실장 이상우(63·여)씨는 "항상 명랑한 마음을 갖고 일에 매진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3년이 지났다"며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손님들이 마음껏 잡수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환하게 웃었다. 가게 한켠에 설치된 두부 제조기에서는 어르신 두세분이 두부과자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당일 새벽에 만든 두부로 일주일에 두세번 과자를 만들고 있다"며 "두부와 계란을 갈아 반죽한 뒤 튀겨낸 과자는 카페, 수목원 등 다양한 곳으로 납품돼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웰빙 간식'"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집에선 장날을 제외하고 매주 토, 일요일에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국수를 무료로 대접하고 있다. 웰빙 전도사를 넘어 사랑 전파에도 남다른 열정이 엿보인다.

이영화 대전유성시니어클럽 관장은 "어르신들이 보람된 삶을 이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분들의 오랜 경륜과 경험으로 탄생한 웰빙음식으로 모두가 배부르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만든 웰빙 된장, 참기름, 수제 송편 등은 가게 2층에 위치한 시니어 클럽 사무실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문의 ☎042(476)4080. (※유성구 장대동 277-7번지 1층) ☎042(825)7782

△두부전골 大 3만원·中 2만원 △두부두루치기 1만원 △콩국수(계절메뉴) 6000원 글·사진=이지형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00세 두부집의 두부전골(왼쪽)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재료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콩국수는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더위를 잊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100세 두부집의 두부전골(왼쪽)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재료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콩국수는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더위를 잊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100세 두부집의 두부전골(왼쪽)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재료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콩국수는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더위를 잊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100세 두부집의 두부전골(왼쪽)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재료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콩국수는 걸쭉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더위를 잊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이지형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