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동 무질서 단속현장 동행

둔산경찰서 생활질서계 곽정근(오른쪽) 계장과 안기현(왼쪽) 경장이 둔산1동의 한 학원 앞에 세워진 불법 풍선형 입간판을 정리하고 있다.
둔산경찰서 생활질서계 곽정근(오른쪽) 계장과 안기현(왼쪽) 경장이 둔산1동의 한 학원 앞에 세워진 불법 풍선형 입간판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8시 대전 서구 둔산 1동 법원 앞 거리. 주점과 노래방 등 유흥업소뿐 아니라 안마방, 심지어 귀청소방 등의 간판이 화려한 불빛을 내뿜고 있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둔산 1동은 대전의 최대 학원가와 유흥업소들이 공존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특히 오후 8시 이후로 인도에 세워지는 입간판들은 통행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선정적인 내용과 그림으로 어린 학생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게다가 선정적인 전단지들도 거리에 마구 뿌려지고 있는데다 학원차량과 일반 승용차들이 뒤엉켜 교통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풍선형 입간판들이 속속 고개를 들면서 학원가는 어느새 화려한 불빛의 유흥가로 변했다. 또한 명함형 전단지와 차량에 꽂아놓는 전단지 등 각종 전단지들이 거리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전단지는 불법 대부업과 성매매를 암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오후 10시가 넘자 학원에서 나온 학생들이 입간판과 차량을 피해 뛰어가는 위험한 모습은 목격됐다.

이날 단속에 나선 둔산경찰서 생활질서계 경찰관들도 혀를 내둘렀다.

곽정근 생활질서계장은 "교육의 공간과 유흥업소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며 "서구 둔산 2동이 `타임로` 만큼 무질서한 것은 아니지만 이 곳도 질서 정화작업이 필요해 단속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둔산서 생활질서계는 타임로 무질서 단속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습득했다. 타임로를 가득 메웠던 전단지는 대부분 줄어들었고 인근 상인들이 자구노력을 통해 무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을 이끌어 냈다. 이를 바탕으로 둔산 1동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무질서 바로잡기에 나서겠다는 것.

이들은 우선 무분별하게 인도를 막고 서 있는 입간판을 정리하고 전단지 배포자들을 붙잡아 엄중경고했다. 또 업소 업주들에게는 불법행위에 대한 경고와 자정활동을 통한 무질서 바로잡기 참여를 독려했다. 생활질서계 안기현 경장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부터 정리를 했다"며 "청소년들이 다니는 거리인 만큼 업주들에게도 유해한 환경은 만들지 말자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둔산1동의 한 유흥업소 업주 김모(49)씨는 "경찰의 단속이 반갑지만은 않지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둔산 1동의 무질서 바로잡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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