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어떤 나라에서 사육하고 있는 애완견의 수는 그 나라의 경제와 문화의 척도(尺度)가 된다. 그 나라의 경제와 문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애완견의 수가 증가한다는 말이다. 이건 동물학자들의 단순한 추측이 아니고 권위 있는 미국 통계기관의 조사 결과이다.

그 통계기관은 개개 나라의 애완용 개의 수는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으나 행정기관에 등록된 개의 수는 확인했다.

그 통계에 의하면 2004년 현재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개는 모두 2200만 마리이고 영국에서 사육되는 개는 600만 마리, 일본에서는 400만 마리이며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한국에서도 100만 마리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 통계기관은 각 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개의 반수 이상이 애완견이라고 보고 있으니 각 나라의 애완견 수도 거의 판명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 개들을 가축몰이 경비견, 구호견, 마약탐색견, 장애인도우미견 등으로 사육하고 있는데 애완견이란 그런 대가성이 없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사육하고 있는 개들을 의미한다.

동물학자들은 그런 애완용 개를 사육하고 있는 사람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마음에 정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생활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나 자기나 자기의 가족뿐만 아니라 동물에게까지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통계가 아니며 통계에서 추측할 수 있는 판단일 뿐이며 잘못 인용되면 애완동물 사육사들을 미화시킬 염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학자들은 그런 판단에 동의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경제는 날로 좋아지고 있으며 애완동물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개들을 보호하려는 법령과 행정시책이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에는 개들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아파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인권에 준하는 견권(犬權)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996년에 일본 도쿄(東京) 교외에도 개들의 아파트가 생겼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은 아파트였는데 8층 6개 동에 모두 300세대가 사는 건물이었다. 그 아파트는 애완견을 위한 아파트였으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개들이 사람들처럼 입주권을 갖고 있는 아파트는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애완동물을 사육하고 있는 사람들이 입주권을 갖고 있는 아파트였다.

보통 일본의 아파트에서는 입주규약이 있어 그 규약에는 개들을 사육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일본은 애완동물을 사육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아파트 거주자들은 개를 사육하는 사람들의 입주를 원치 않았다. 아파트가 더러워지고 시끄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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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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