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관련 수배자들이 모두 검거 또는 자수하면서 해외로 도망친 핵심인물 신병확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고, 어제는 마지막까지 유씨의 도주를 도운 양회정씨가 자수했다.

사실 신병을 확보한 인물들은 세월호를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이나 세모그룹의 핵심 실세들은 아니다. 유씨 부자의 도피를 돕고 편의를 봐준 단순 조력자들이다. 자수한 양씨도 유병언씨의 최후를 밝힐 인물로 지목됐지만 지난 5월 24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유 회장과 떨어진 뒤 내내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에서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이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304명의 목숨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가 유씨 일가의 비리에서 비롯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배임·횡령 등 온갖 범죄로 2400억 원에 이르는 부당이익을 취했고, 청해진해운에 불법과 비리가 만연해 세월호 참사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1000억 원이 넘는 유씨 일가의 재산을 동결했다.

문제는 유병언씨가 죽고 핵심인물이 해외로 도망쳐 범죄수익 환수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씨는 사망으로 공소권이 없어졌고, 도피자에게 유죄판결 내려 추징보전을 할 수도 없다. 구원파와 세모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인 차남 혁기씨와 재산 관리인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씨, 최측근 문진미디어 전 대표 김필배씨를 꼭 검거해야 하는 이유다. 프랑스 당국에 체포된 장녀 섬나씨도 빨리 송환하여 수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작금 수사당국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유씨 일가 및 측근들의 검거, 유씨 사체 수습 과정 등에서 무능의 극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는 온갖 루머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세모그룹의 정·관계 유착 비리를 덮기 위해 해외도피자를 방치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수사당국은 해외도피자를 조속히 검거하여 진실을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 그것만이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인터폴 및 해당 국가와의 협조는 물론 필요하다면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어 지구상 어느 곳에도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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