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팀 도전기로 본 대전 국제수학경시대회 (IMC 2014)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국제수학경시대회(IMC)는 단순히 수학실력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었다. 전세계 31개국,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문화를 교류하는 장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IMC에 매년 참가하다시피 하고 있는 국가들은 IMC의 경쟁력으로 학생들에게 수학적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을 만나 서로 다름을 극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IMC에 참가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불가리아 학생들을 만나 IMC 참가 의미와 준비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 호주 "수학에 열정 지닌 학생의 재발견"

호주팀은 자국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학생들로 팀을 꾸린 다른 국가와 달리 쉔튼컬리지(Shenton College) 1곳의 학생 8명으로 구성됐다. 서호주에 자리잡은 쉔튼컬리지는 남녀공학제의 공립중등학교로 특별한 재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해 영재교육프로그램인 게이트(GATE·Gifted and Talented Educa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개교 이후 자국 및 해외 경시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다수 지니고 있고 2012년에는 호주 언론에서 가장 우수한 중학교로 꼽히기도 했다. 학생들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리더 로리 사운더스(Laurie Saunders) 씨는 "쉔튼 컬리지는 수학 분야에서 특히 훌륭한 곳이다. 수학 분야에서 매우 재능 있고 우수한 학생들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수학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며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에 따라 영역을 선택한 뒤 다양한 영재교육을 받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IMC의 효과가 매우 특별하다고 치켜 세웠다. 사운더스 씨는 "우리팀 중 한 학생은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받는 학생이 아니었지만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IMC에 함께 참가했다"며 "IMC의 효과는 열정적인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높이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경쟁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에 대해 배우고 타국 학생들과의 우정을 얻어가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간 교류 가장 큰 장점"

남아프리카공화국팀은 43명에 달하는 인원이 한국을 찾았다. 두 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통해 각 도시를 대표하는 우수학생들을 선발했다는 게 남아공 팀의 설명이다.

남아공 교육의 특징은 수학 분야에 있어 영재학교와 같은 특수목적고가 없다는 점이다.

수업도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 30분 정도까지만 진행되고 방과 후에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클럽활동이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수업은 주로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며 시험문제도 서술형이 주를 이룬다. 수학의 경우에도 객관식보다는 답을 틀리더라도 풀이 과정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서술형이 주로 출제된다.

남아공 팀의 리더 사이몬 크룬(Simon Kroon)씨는 "모든 학생들이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수학뿐 아니라 운동, 음악 등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며 "수학 영재를 위한 학교는 없지만 기초를 튼튼하게 갖추고 좀 더 수준 높은 학생들은 경쟁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크룬 씨는 IMC에 얽힌 특별한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내 아들이 지난 해 불가리아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베트남 친구를 만났는데 1년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학적인 아이디어를 나눴다"며 "올해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재회하면서 매우 기뻐했다. 국가와 국가간의 교류는 IMC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 불가리아 "자기주도적 학습에 초점"

지난 해 자국에서 IMC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불가리아 팀은 48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한국을 찾았다.

학교와 도시에서 경쟁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은 수학, 자연과학, 컴퓨터과학 등 각 분야의 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수학이 매우 중요한 과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으로 각종 국제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게 불가리아 팀 리더 파브린 페트코브(Pavlin Petkov)씨의 설명이다.

불가리아는 학생들이 수학을 공부할 때 제 3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트코브 씨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교사는 간접적으로만 도움을 주는 데 이것이 매우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수학뿐 아니라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관련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IMC 참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준비과정을 들었다. 페트코브 씨는 "올해까지 7-8차례 국제수학경시대회에 참가했는데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굉장히 큰 동기를 부여받는다는 것이다"며 "설사 메달을 못 따더라도 여기에서 경험한 것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매우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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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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