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유성구청장 이어 서구청장도 공감대

지역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충청권 선거구 증설`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대전 유성구를 분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이 선거구 증설 여건을 갖추고 있는 `유성구 분구`에 동의하고 힘을 싣겠다고 강조하면서 선거구 증설을 위한 지역적 합의 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 청장은 선거구 증설과 관련, 지난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성구 분구를 통한 선거구 증설에 동의한다"면서 "인구수가 적은 광주가 대전보다 국회의원 의석수가 2석이 더 많은데, 이와 비슷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년 20대 총선에 앞서 유성구 분구를 통한 선거구 증설로 1석, 21대 총선에서 1석 등 차례로 2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청장은 공약으로 내세운 `둔산구 분구`를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선거구 증설을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염두에 두고 중기적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청장은 "둔산구 분구는 서구의 균형적인 발전과 행정 효율성, 주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선거구 증설과 바로 연계시키기는 어렵다"면서도 "서구에서도 중기적 발전과제로 삼아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만큼 21대 총선에서는 둔산구 분구를 필두로 한 선거구 증설이 될 수 있도록 정치·행정력 결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은 선거구 증설을 위해 유성구에 서구의 일부 지역을 편입시켜 선거구 상한선인 31만 2000명을 상회케 하는 경계 조정안을 적극 건의 및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는 게리맨더링 비난 소지가 있는 데다 서구와 유성구 간 일부 입장차로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장 청장은 구청장 후보 시절 서구의 일부를 떼내어 유성구 분구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밝혀 왔다. 일부 지역의 유성구 편입 대신 현재 갑·을로 나누어진 선거구를 도안신도시 인구 유입에 맞춰 갑·을·병으로 나누는 안을 주장했다.

장 청장은 "유성구에 서구의 일부를 떼어 주려면 주민 동의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근시안적인 방안밖에 안 된다"며 "도안신도시 4·5지구에 입주가 완료되면 54만에 육박하게 되는데 갑·을·병으로 분구하는 게 훨씬 지역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충청권 선거구 증설 핵심 현안이었던 서구와 유성구의 행정구역 개편 논란이 유성구 분구로 중지가 모아지면서 7·30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행정권의 실속 있는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유성구 분구를 통한 선거구 증설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 만큼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 및 행정권, 시민단체 간 본격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택 시장도 "선거구 증설을 위한 시와 자치구 간 논의를 재보선 이후 본격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당장 다음 총선에 대전에 2개 선거구를 줄 수는 없는 만큼 시와 자치구, 정치권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선거구를 늘릴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게리맨더링이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변경하는 일을 말한다.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E.게리(Gerry)가 자기 당인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분할했는데 그 모양이 샐러맨더(salamander·도롱뇽)와 닮아 상대편 당에서 샐러 대신에 게리의 이름을 붙여 게리맨더링이라고 비난한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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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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