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를 바라지 않는 성실함으로 하루하루 맡은 일을 했을 뿐인데 이처럼 의미 있는 순간을 함께 하게 돼 영광입니다."

1996년부터 수렵야화 삽화를 맡아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운미(雲米) 김생호(65·사진)화백은 수렵야화의 팬으로서 삽화를 그리는 동안 휴가도 반납한 채 그림을 그려온 자신이 스스로도 대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화백은 "대전일보사를 정년퇴직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프리랜서로 활약하면서 꾸준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라며 "매일 수렵야화 원고를 가장 먼저 읽다 보면 그림을 떠나 전개될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곤 한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고등학교 시절,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서울로 가 당시 순정만화가였던 박수산 화백의 문화생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극소수만 인정받는 만화가가 되는 현실 속에서 고민 끝에 대전으로 내려와 당시 어린이신문을 제작하던 대전일보사에 취직하게 된다. 그 이후 광고디자인국, 기획실을 거치며 대전일보의 든든한 구성원으로 30여 년의 시간을 보낸 뒤 지금까지 대전일보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수렵야화 삽화를 완성하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로 소설을 꼼꼼하게 정독한 후 인물 또는 어떤 동물을 삽화의 주인공으로 선택할 지 잠시 고민한 후 펜으로 정성스레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

김 화백은 "이제는 긴 시간동안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어떤 동물을 그려야 할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특히 수렵야화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큰 스케일과 최대 20회까지 이어지다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구조 때문에 오히려 삽화를 그리는 일이 더 수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나 웃는 얼굴을 지니고 있는 김 화백은 불교 관련 서적을 세 권이나 출간한 불교전문가이기도 하다. 지금도 불교에 심취해 시간이 날 때마다 불교 서적을 읽으며 수양과 연구를 동시에 하고 있다.

김 화백은 마지막으로 수렵야화가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삽화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수렵야화는 1만 회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얘기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독자들 모두 수렵야화를 사랑해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신기록 수립에 동참하고 내용을 한층 더 알기 쉽게 할 수 있는 삽화들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장길문·글=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