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집 서구 괴정동

제주도 흑돼지의 최고급품은 전국으로 나가는 양이 얼마 되지 않고 심지어 제주도 내에서도 모자랄 정도로 귀한 품목이다. 그 중에서도 뒷고기는 마리 당 한정된 양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명품 제주도산 흑돼지의 뒷고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생겨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바로 대전 서구 괴정동 한민시장 인근에 위치한 '진(珍)집'이다. 작년 11월에 문을 연 후 초저녁만 되면 식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진집' 대표가 5년전 제주도에서도 시골에 거주하는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진집'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이 지인이 축산유통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했던 이유로 제주도내에서도 가장 최고급의 고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초대받은 소수의 사람들이 명품 고기를 맛보게 된 것을 넘어 이젠 육지의 식객들이 제주도 흑돼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 집은 제주산 흑돼지 암컷만을 골라내 108번 선별해 들여온다.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 꼬박꼬박 공급받은 최상 품질의 고기는 섭씨 6도에서 2-3일간 숙성돼 손님상에 내온다.

명품 흑돼지 뒷고기는 이 집의 대표메뉴. '덜미살', 항정살이라고도 불리는 '비단살', 그리고 비단, 덜미, 콧등, 뽈살 부위를 고루 섞어 롤로 두른 '모듬롤' 등으로 구성된다.

제주도 흑돼지 뒷고기는 육질이 단단해 다른 고기보다 익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적당한 두께로 썰어나온 고기를 숯불 위에 착 올리니 노릇노릇 익어가며 나는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오겹살'을 주문하면 직원이 손님 테이블에서 직접 초벌구이를 해주며 어느 정도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석쇠 위에 고르게 배치해 준다.

멸치젓은 숯불이 나오자마자 석쇠 가운데에 먼저 올려 놓는게 정석이다. 익은 고기를 멸치젓에 듬뿍 적시고 젓갈 안에 있는 고추와 마늘을 곁들여 입안으로 가져가면, 아삭아삭,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의 부드러운 육즙이 젓갈의 감칠맛과 한데 어울려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전남 신안 천일염을 구워 향초, 백년초와 섞은 양념에 찍어먹어도 별미. 고기 본연의 맛과 향을 더하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다진 김치와 계란을 넣은 국물을 석쇠 주위에 둘러 익혀낸 '계란 크러스터'도 놓칠 수 없는 맛이다. 석쇠 한 켠에서 익힌 콩나물과 볶은 김치와 곁들여 먹어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맛의 세계'로 인도한다. 고기를 다 먹고 난 뒤 후식으로 김치말이 국수와 된장찌개 등을 맛보지 않는다면 섭섭. 처음부터 끝까지 다름아닌 토속적인 맛의 향연이라 말할 수 있다.

장계향(31) '진집' 점장은 고기를 살짝만 봐도 상태가 어떤지 한눈에 알아보는 '고수'다. 고기 색깔, 마블링 상태며 지방층, 결의 방향을 보여주며 최고급품의 특징을 살짝 귀띔해 준다. 장 씨는 "뽈살은 비계가 다이어트를 위한 여성들에게 인기이며, 비단살은 부드러운 식감으로 어르신들이 선호하고, 오겹살은 두툼한 고깃살에서 적어흘러나오는 육즙의 맛에 반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며 "흑돼지 뒷고기는 남녀노소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최고급의 고기를 공급받고 음식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제공하는 만큼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건넸다. 영업시간 오후 5시30분-다음날 새벽 2시 (※서구 괴정동 88-3번지) ☎042(523)5891

△명품흑돼지뒷고기(500g) 2만4000원 △제주명품상위1% 오겹살(150g) 1만1800원 △덜미살(150g) 8000원 △비단살(150g) 9000원 △김치말이냉국수 4000원 △도시락 4000원.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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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집'에서는 명품 제주도산 흑돼지 뒷고기 본연의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흑돼지 뒷고기' 한대접을 주문해 멸치젓과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도시락, 김치말이냉국수는 추억과 향토의 맛을 선사한다.
'진집'에서는 명품 제주도산 흑돼지 뒷고기 본연의 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흑돼지 뒷고기' 한대접을 주문해 멸치젓과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도시락, 김치말이냉국수는 추억과 향토의 맛을 선사한다.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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