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 내년 설화고·배방고 도입 공청회 개최

[천안·아산]아산 지역 고입 탈락생들의 원거리 진학으로 올해 홍역을 치른 충남도교육청이 보완책으로 `지역학생 우선선발제`을 내놓았지만 시행 여부를 놓고 천안, 아산 두 지역간 찬·반이 엇갈려 고심하고 있다.

2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최초로 지역학생 우선선발제를 2015학년도 고입 전형에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도입 대상은 아산시 배방읍의 설화고와 배방고가 해당된다. 지역학생 우선선발제의 핵심은 두 고교가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을 아산 학생으로 우선 선발하는 것이다. 배방고와 설화고가 천안과 인접한 아산신도시 일원에 소재한 특성상 천안 학생들의 대거 진학시 정작 아산 학생들이 가까운 지역 고교를 다니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실제로 2014학년도 고입에서 각각 420명 모집 정원의 배방고와 설화고는 학교별로 170명이 넘는 천안 학생들이 지원했다. 천안 학생들 유입으로 두 학교에서만 72명의 아산 지역 중3 학생들이 탈락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2일 충남북부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해 2015학년도 고입시 설화고와 배방고 두 학교에 각각 60%, 65% 비율로 아산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두 학교에 아산 학생이 70% 지원하는 경우 우선 선발 비율만큼 아산 학생들을 뽑은 뒤 선발에서 탈락한 아산 학생들이 타 시·군 학생들과 다시 경쟁해 선발된다.

도교육청과 천안, 아산 학부모, 교사, 운영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공청회의 의견은 천안 반대, 아산 찬성으로 양분됐다. 지정 토론자인 권순부 천안서여중 교사는 "우선선발제는 천안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시행될 경우 천안, 아산 학부모의 감정싸움은 물론 지역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아산의 설화중에 근무하는 박근주 교사는 "인구 증가로 인해 설립된 학교는 설립 목적에 맞게 그 지역 학생이 다닐 수 있도록 지역학생 우선선발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도 지역에 따라 입장이 대립됐다. 구효정 천안월봉중 학부모 대표는 "우선선발제가 시행되면 해당 학교를 가기 위해 이사 및 위장 전입을 하는 사태가 생길 것"이라며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자유 경쟁주의 교육논리에 위배되는 우선선발제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미례 온양신정중 학부모는 "아산의 교육예산을 투입해 세운 아산의 학교에 아산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을 보장해 주는 안정화 대책이 절실하다"며 우선선발제 시행을 환영했다.

의욕적으로 내놓은 지역학생 우선선발제가 찬반 논란에 휩싸이자 도교육청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이다. 장호중 도교육청 장학사는 "찬반 의견이 팽팽해 고심중"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달 안에는 시행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