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평송청소년문화센터 등이 모여 있는 대전 서구 만년동 대전문화예술단지는 이처럼 많은 문화예술관련 시설에다 아름다운 녹지가 잘 조성돼 있어 시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대전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갑천을 끼고 있는 이곳을 대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칭찬을 한다. 유일한 결점이 있다면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불편 정도가 상당히 심각하다.

7년 전 전구간이 개통된 대전 도시철도 1호선이 만년동을 경유하도록 했더라면 대중교통 불편에 따른 불만은 그다지 없었을 것이다. 대전문화예술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철도역은 정부청사역으로, 이 역에서 이곳에 오자면 20-30분가량 걸어야 한다. 시내버스 노선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앞에는 세 개, 대전서구보건소 입구에는 여섯 개로 총 아홉 개나 되지만 배차간격이 짧지 않은데다 하차 후 상당한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그동안 자가용 차량을 이용해왔다. 자가용 차량을 타고 와도 불편은 여전하다. 대규모 행사나 인기높은 공연이 열릴 때면 주차장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대형 예식장까지 들어서 있어서 주말은 물론 시민들이 식당을 찾는 저녁시간이 되면 만년동은 주차공간 부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실정이다. 좀 더 세심한 대전시의 교통정책이 있었다면, 여가를 즐기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불법주차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전시는 내년에나 공연시간 전후에 셔틀버스를 배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이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시 예산을 들이는 것도 그렇거니와 시내 다른 지역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반발을 살게 뻔하다. 대신 간선·지선 시내버스 노선을 늘리는 한편 배차간격을 좁히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면 교통불편 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여태 이렇게 되도록 방치했다는 건 배려하는 행정의 태도가 부족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