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확인, 왜 오래 걸렸나

22일 오전 경찰의 DNA 감식결과 유병언으로 추정된 변사체가 지난달 12일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의 모 야산 밑 밭에서 변사체가 처음 발견된 장소에 남아있는 머리카락(원안)과 뼛조각을 경찰과 취재진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경찰의 DNA 감식결과 유병언으로 추정된 변사체가 지난달 12일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의 모 야산 밑 밭에서 변사체가 처음 발견된 장소에 남아있는 머리카락(원안)과 뼛조각을 경찰과 취재진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신원확인 과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2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은 심각하게 부패해 얼굴 등을 알아보기 힘들어 경찰은 대퇴부뼈를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최근 수사당국이 확보한 유 전 회장의 DNA와 일치하고 유 전 회장의 형인 유병일씨와 같은 부모를 둔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보조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문수사 베테랑을 투입해 유 전 회장과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시신에서 추출한 뼈의 DNA검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희선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일반적인 경우 핵DNA 검사를 하지만 부패가 많이 진행돼 미토콘드리아를 분석 했기 때문이다"라며 "미토콘드리아 DNA검사는 보통 한달 정도가 걸리고 이를 통해 모계를 알 수 있는 단서로 쓰인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작업이다 보니 DNA검사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또 "시체를 발견하고 초동조치를 하면서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지 못해 국과수에 접수된 순서에 따라 검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DNA 검사가 오래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정 원장은 부패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선 "짧은 순간 부패의 정도가 심하다고 주장하는데 부패는 상황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라며 "가령 유 전 회장보다 시체의 키가 크다는 등의 물리적, 표면적 현상에 대한 주장은 시신부패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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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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