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상당 홍삼·벌꿀… 자체감찰 나서

[청주]충북지방경찰청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300만원 상당의 압수품을 분실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분실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자체 감찰에 나섰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2일 "광역수사대가 증거로 확보했던 벌꿀과 홍삼제품 등 300만원 상당의 압수품이 없어진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압수품은 지난 2012년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재룡 전 증평군의회 의장의 집무실과 자택에서 나온 것이다. 김 전 의장은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보조금 지급 및 홍삼제품 인허가 과정에서 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약 4000만원 어치의 홍삼 제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4915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9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경돼 풀려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전체 수뢰액에 상응하는 추징금 1915만원과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는 대신 압수품 몰수는 따로 명령하지 않아 해당 압수품은 원래 소유자인 김 전 의장에게 반환돼야 한다. 하지만 이 압수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바람에 김 전 의장이 압수당한 물건을 돌려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김 전 의장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압수품 관리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무실 이전 과정에서 분실됐거나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감찰부서 관계자는 "압수품 관리 업무 전반에 대해 수사팀 전원을 조사 중"이라며 "자체 폐기 과정에서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감찰 결과를 지켜보고 검찰에 해당 수사팀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상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