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공약추진팀 파견 교사들 참석 "공개회의 굳이 배석… 진보·보수포용 발언 무색"

[청주]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전교조 소속 평교사를 간부회의에 배석시키면서 전교조를 앞장세운 진보적인 교육정책 추진에 내부 전문직 공무원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던 달콤한 발언은 표심을 얻기 위함일 뿐, 취임 후 전형적인 전교조 성향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지난 18일 간부회의에 전교조 충북지부 소속 박을석·김성근 교사 등 2명을 배석시켰다.

이들은 충북교육감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김 교육감의 공약 추진팀에 파견돼 논란이 됐던 현직 교사들이다.

김 교육감 측에 따르면 이들은 김 교육감이 "간부회의 상황을 익힐 겸 직접 와서 봐라"고 지시해 이날 회의석상에 참석했다.

김 교육감은 취임 후 추진하는 몇몇 정책이 지나치게 전교조 교사들을 편애한다며 비난을 받던 차에 이 같은 간부회의 참석에 도 교육청 소속 장학사와 장학관 등 전문직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간부회의 자리에서도 한 고위직 간부는 회의를 마련하는 총무과장을 향해 "도대체 간부회의 참석자 범위가 어디까지냐"라며 "교육청 장학사와 장학관도 들어오지 못하는 간부회의에 평교사의 참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고 꼬집어 물었다.

김 교육감 취임 후 간부회의 공개로 방송을 통해 이 같은 회의 내용을 직접 들은 한 본청 직원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말은 온데간데없고 진보 중 진보로 달려 나가려는 것 같다"며 "교육감의 성향은 알지만 지나친 변화는 탈을 가져올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차피 화면을 통해 회의 모든 내용이 공개되는데, 굳이 현장에 배석시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장학사는 "변화를 위해 진통은 겪어야 하겠지만 지금 교육감의 모습은 한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지던 전교조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며 "조직 장악을 위해 몸부림치려는 모습은 자제하고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육감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부회의에 전교조 소속 평교사 참석과 관련 도 교육청 관계자는 "간부회의는 어차피 방송을 통해 모든 내용이 본청에 공개되고 회의장에 배석하는 사람의 지위나 직급에 대한 자격은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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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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