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즈 라캥 - 욕망에 사로잡힌 치명적 사랑

1860년대 프랑스. 어린 시절, 아버지에 의해 고모에게 맡겨진 뒤 병약한 사촌 카미유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테레즈. 청소년기를 고모와 카미유의 수발을 들면서 보내온 테레즈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카미유와 애정 없는 결혼을 하고, 파리로 함께 이사한다. 무의미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카미유의 소꿉친구인 로랑이 그들을 찾아오고, 테레즈는 카미유와 달리 완숙한 남성미를 지닌 로랑에게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긴다. 두 사람은 곧 은밀한 관계로 발전하고, 서로에게 깊이 빠져 들기 시작한다. 완벽한 사랑을 꿈꾸던 로랑과 테레즈는 걸림돌인 카미유를 없애기로 계획한다. 한치의 의심도 없는 완전범죄에 성공하고, 부부로서 모든 것이 완벽해진 그 순간 예상치 못한 파멸의 그림자가 그들에게 드리워지는데….

1860년대 파리 뒷골목의 모습은 밀회를 거듭하는 불륜남녀의 욕망에 젖은 모습을 그로테스크하게 보여준다. 극단적 선택을 한 두 연인의 마지막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아들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어머니의 대조적인 모습에서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는 인간의 다면적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최신웅 기자

◇ 숙희 - 금욕주의자도 반한 그녀

한 때 신부가 되려 했던, 금욕적 완벽주의자 윤 교수(조한철)가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쓰러진다. 몸을 가눌 수 없게 된 그를 간병하는데 지친 아내는 돌보는 환자마다 완치시킨다는 간병인 숙희(채민서)를 고용한다. 모든 환자를 자기 아이처럼 돌보며 치료한다는 빨간 머리에 형형색색으로 손톱을 치장한 유별난 모습의 숙희. 홀로 남은 윤교수에게 숙희는 특별한 간병을 시작하고 윤 교수는 숙희의 기묘한 매력에 빠지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는데… .

숙희라는 이름을 지닌 이 간병인은 몸을 가눌 수 없는 윤 교수에게 감당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엄마처럼 야단치고 어르며 윤 교수를 애 취급 하던 숙희는 남들 모르게 윤 교수의 몸을 은밀한 치료법으로 자극한다. 숙희는 남자들에게 육체를 제공함으로써 엄마처럼 군림한다.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화려하게 치장하는데 관심이 많은 소녀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우 채민서는 종잡을 수 없는 이런 숙희 캐릭터에 최적의 캐스팅이다. 채민서의 이미지를 통해 숙희의 외적 행동은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수수께끼처럼 느껴진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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