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이별 범죄’ 갈수록 흉포화

#1 지난달 20일 A씨는 술에 취해 이별통보를 한 여자친구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 차를 몰고 가 출입문을 들이받았다. 분에 못이긴 A씨는 차에서 내려 식당에 있던 흉기로 여자친구를 위협하고 온몸을 구타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다행히 여자친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 지난해 12월 22일 B씨는 대전 유성구 궁동 한 다세대주택 6층 자신의 원룸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흉기로 여자친구를 찌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B씨의 여자친구는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으나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최근 젊은 층의 `이별범죄`는 단순 폭행과 절도를 넘어 성폭력과 살인미수 등 흉포화 되는 양상이다.

16일 경찰청과 대전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발생한 범죄 가운데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별 통계를 살펴보면 연인간 발생한 범죄건수가 무려 1만 2195건에 달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살인 및 살인 미수가 각각 47건과 53건, 강도 30건, 강간·강제추행이 407건 등 애인 관계에서도 강력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해 및 폭행이 5849건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지역에서도 지난해 기준 애인사이의 5대 강력 범죄가 218건 발생했으며 폭력 166건을 비롯해 살인 3건, 강간 16건, 절도 23건 등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근까지도 112건의 연인관계 5대 범죄가 대전지역에서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폭력이 96건으로 대다수를 이뤘으며 절도 10건, 연인 사이 강간도 6건이나 발생했다.

이른바 `데이트 폭력`으로 불리는 애인사이의 범죄는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한사람을 폭력이나, 폭행 등 강압적인 방법으로 지배하려고 하는 데서 비롯된다.

대부분 정신적, 언어적 폭력이 수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피의자의 관계 상 정신적, 언어적 폭력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폭행과 상해 나아가 살인으로까지 번지는 것.

이런 데이트 폭력은 최근 젊은 세대들이 타인과의 관계형성의 어려움을 느끼면서 연인 사이에서 관계가 끊어지는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심리적 불안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은 서로간의 개인정보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에 의한 범죄보다 더 위험하다"며 "가장 친밀했던 관계 자체가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인관계라도 맺고 끊음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을 연인관계의 초기 단계부터 서로 인지해야 한다"며 "이성에게 거절을 당하거나 이성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제시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상준·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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