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당선자에게 듣는다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의 첫 진보 교육감인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당선자가 앞으로 4년간 정체됐던 충북교육에 치열한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김 당선자는 무엇보다 '젊다'는 것을 기존 교육감과의 가장 차별화된 장점으로 꼽고 있다. 충북교육에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킬 '젊은 교육감'이라고 단언하며 학부모와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김 당선자에게 향후 4년간 변화될 충북교육의 주요 정책과 방향을 들어봤다.

대담=김진로 지방부 차장

"충북교육의 방향을 바꾸라는, 희망차고 행복한 변화를 선택해 주신 도민 여러분의 가슴 벅찬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도민 여러분과 제가 함께 꾼 꿈은 더 이상 대립과 배제의 역사를 뒤로 하고 화합과 사랑으로 더 큰 충북교육을 맞이하라는 시대의 소명과도 같았다. 차별받고 소외된 곳을 더욱 챙기며,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하겠다. 예술적 감성을 기르고, 문화적 다양성을 아우르는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 모든 교육 주체들의 자발성과 지혜를 모아내어 '오늘의 배움이 즐거워,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 모두 함께 행복한 충북교육으로 도민여러분과 손잡고 성심껏 달려나가겠다."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충북교육의 변화와 희망을 모으는 120일간의 경청투어 속에 만난 수많은 유권자들의 모습, 특히 농아인들의 환한 웃음과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손 말이 떠올랐다."

-충북도민과 학부모들이 이번 선거에서 김 당선자를 선택했다. 민심의 요구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아이들을 품성과 능력을 두루 갖춘 조화로운 아이로 키우겠다는 저의 교육관과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 충북교육의 통합과 발전의 비전을 제시한 점이 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혜와 비리 등을 근절할 교육청 인사 복안은.

"근무성적 조작 등 인사비리로 교육감까지 고발을 당하고 인사담당 공무원 2명이 징역형을 받는 사태는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인사비리의 원인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상실하고 정실인사, 학벌인사, 불공정인사에 치우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저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행정이 이루어지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인사위원회의 외부인사 참여확대, 승진명부 공개제도, 비리 관련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개방형 감사관제 시행 등을 통해 인사비리 없는 깨끗한 충북교육을 만들도록 하겠다."

-향후 4년간 충북 교육의 변화가 예상된다. 중점 추진할 공약이 있다면.

"첫번째는 모두가 행복한 충북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충북형 혁신학교를 지정, 운영할 것이다. '도시형 미래학교' '농·산촌 창의학교'를 권역별로 지정, 운영함으로써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두번째는 학부모부담 공교육비 없는 학교 교육을 충북에서 시작하겠다. '사부담 공교육비'무상화 추진팀을 구성, 운영해 초·중·고교의 각종 체험학습비, 학습준비물비 등 교육활동경비의 단계적 지원을 해 나가겠다. 셋째는 경쟁을 넘어 행복하게 공부하도록 '고입선발고사'와 '일제고사'를 폐지하겠다. 학생들의 협력과 성장을 위한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도록 하겠다.”

-고입선발고사·0교시 폐지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고입선발고사를 말씀 드리면, 학생들의 선발기능 강화와 학력제고를 명분으로 전임교육감 시기 도입된 시험이다. 그런데 이 시험은 이미 고등학교 지망인원이 입학정원에 미달하는 등 선발기능이 상실됐고, 학력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시험 준비 때문에 중학교 교육과정이 파행을 일삼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등 문제가 많아 폐지가 정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제고사도 거의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듯하다. 0교시 수업에 대해 덧붙이자면 지금 학생들은 불필요하게 조기등교를 강요당하고 있으며 빠른 경우는 오전 7시 30분을 전후한 시점까지 등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상 수면이 방해를 받고,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며, 오전학습의 효율적 진행에 피해를 주고 있다. 학생들의 수면습관, 아침식사의 필요성, 가족관계의 향상, 학습효율의 제고 등을 생각할 때 0교시 폐지는 시급한 정책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교장 공모제와 충북형 혁신학교 도입 취지와 기대 효과는.

"학교의 주체인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참여해서 민주적 리더십 발휘와 학교경영 능력, 구성원간의 인화력과 충북혁신교육을 실현 할 수 있는 업무 추진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교장을 추천해서 임용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철학을 전개 할 수 있고, 신나는 학교, 행복한 교육을 통해 진짜 경쟁력을 키우고자 한다. 혁신학교는 교육활동이 중심이 되는 학교이며, 자율성을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의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다. 따라서 혁신학교는 일반 행정 업무가 아니라 좀 더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운영이 재구조화되고,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와 소통이 중시되는 학교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가 가능한 학교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겠다.”

-전교조와 비전교조 극복 방안은.

"지난 시기 강원, 광주, 전남 등의 지역에서 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펼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에서 특정 이념교육이 시행되었다거나 현저히 학력이 떨어졌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 바가 없다. 도민들의 우려는 교육이 어느 한 단체나 어느 한 쪽 이념에 기울어져 공정과 정상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본다. 저는 '능력 있는 사람을 기르자'는 보수적 교육관과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자'는 진보적 교육관 모두가 우리 교육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새는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충북교육이 되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

-충북도와의 업무공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는.

"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자께서 적극적 협조를 말씀하셨고, 새로운 충북교육의 변화를 희망하는 도민의 뜻을 충북도의회 의원들께서도 충분이 공감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크게 어려울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찜통 교실 등 열악한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은.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일 뿐 아니라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가정과 같은 곳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문제와 행정적 지원 부족으로 우리 아이들을 여름엔 찜통교실, 겨울엔 냉장고 교실에서 고통을 겪도록 방치해왔다. 다행스럽게도 교육용 전기요금이 지난 연말 소폭 인하된 데 이어 올해 다시 4%가 추가 인하됐다. 교육부에서도 전국적 규모 1400억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지원을 하기로 했다. 충북교육청도 자체 예산으로 추가지원을 할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하겠다. 에너지 절약 관련 법령을 보면 학교에서는 탄력온도제를 시행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획일적 지침 시행만을 강요했다. 따라서 법령에 근거해 학교에서 탄력온도제를 시행하는 등 운영의 묘를 꾀한다면 우리 학생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북도민에 하고 싶은 말은.

"도민여러분과 제가 함께 꾼 꿈은 더 이상 대립과 배제의 역사를 뒤로 하고, 화합과 사랑으로 더 큰 충북교육을 맞이하라는 시대의 소명과도 같다. 저와 충북 교육가족 모두는 치열한 혁신으로 답하겠다. 도민들과 대화하고 지역사회와 호흡하면서 나아가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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