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그립의 중량은 종류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그립 중량은 50g 정도이며, 여자는 이보다 2-3g 정도 더 가볍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이 발달되며 절반 정도 무게의 그립이 개발돼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골퍼들이 그립을 교환할 경우 그립 무게가 달라지면 스윙웨이트(무게)가 변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현재 사용 중인 그립보다 무거운 그립을 사용할 경우 스윙웨이트가 낮아지며 클럽헤드가 가볍게 느껴지게 된다. 또한 반대로 가벼운 그립으로 교환하게 되면 클럽 전체의 무게는 가벼워지지만 스윙웨이트가 증가하며 헤드의 무게를 더 느끼게 된다. 이때 클럽헤드 무게를 확실히 느끼지 못하면 임팩트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교환 전에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립 무게를 먼저 알아야 하고, 헤드가 너무 가볍게 느껴지면 가벼운 그립으로, 무겁게 느껴지면 무거운 그립으로 교환하여 헤드의 무게를 정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립 끝에 무게를 더 넣는 백-웨이트(Back-Weight) 그립의 경우 백스윙 톱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 교차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어 과거에 잭 니클라우스는 물론 현역 PGA 프로들도 사용하고 있다.

흔히 골프는 그립으로 시작해서 그립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골프 그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립을 관리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립은 땀이나 비에 젖게 되면 그 기능이 빨리 떨어져 탄력이 없어지고 미끄러워진다. 또한 여름철 선크림이나 화장품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그립의 기능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클럽을 거꾸로 세워서 미지근한 비눗물로 닦고 마른 헝겊으로 말려 두어야 좋은 컨디션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미끄러운 그립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그립 압력이 증가해 힘이 들어가거나 토핑을 칠 우려가 있고, 슬라이스가 잘 나게 된다. 하지만 그립은 샤프트와는 달리 적은 비용으로도 손쉽게 교환해 클럽의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 시즌이 끝나면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는 꼭 전문 피팅센터에 가서 교환하는 것이 골프 클럽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가끔 무작위로 그립을 교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비싼 클럽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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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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