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벤처기업을 가다 24 (주)에버티

윤평호 기자
윤평호 기자
LCD 검사장비 제작에서 출발해 조명 설계 및 생산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벤처기업이 있다. 충남테크노파크의 차세대에너지센터 입주기업인 (주)에버티(대표 이광규)이다.

△LCD 검사장비 제작에서 출발=에버티는 2011년 9월 창업했다. 천안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친 이광규 대표는 직장생활 초반부터 창업을 꿈꿨다. 이 대표는 익숙한 길을 가기보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한동안 다른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대표와 직원 한 명의 소기업으로 창업했다. 창업에 앞서 반년간 LED전문 대기업에 근무했다. 무턱대고 창업을 하기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여러 가지를 배우기 위한 전략이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에 들어간 셈이지만 호랑이는 구경도 못했다. 잦은 회의와 연속된 보고, 시간에 쫓기며 반복되는 업무들에 피곤만 가중됐다. 정년과 높은 연봉이 보장됐지만 과감히 자리를 박차고 창업에 나섰다. 이 대표가 오래전부터 창업을 준비해 온 사실을 잘 아는 아내나 가족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창업 후 출시할 제품목록 3-4개까지 작성한 이 대표의 준비에 대한 신뢰도 컸다. 창업 후 성장은 순탄했다. 지난해 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임·직원도 7명으로 늘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신념에 지난해 4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일곱 명 임·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네 명이 연구소 인력이다. 매출의 7-8%는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했다. 오픈·쇼트 호로를 감지할 수 있는 LED 백라이트 구동 장치 특허를 비롯한 3건의 지적재산권도 보유했다. 이동통신중계기 및 신호 품질을 원격에서 측정하는 시스템에서부터 LCD 검사장비용 백라이트 등의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대기업 납품에 힘 입어 신생 기업으로는 일찍 시장에 안착해 괜찮은 매출을 달성했다. LCD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신수종 발굴에 나섰다. 기존 제품 개발에서 축적한 LED 조명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1년 여를 투자했다. 노고는 헛되지 않았다. LED 캐릭터 조명 상품 개발에 성공했다. 에버티가 새롭게 개발한 LED 캐릭터 조명의 상품명은 `팜라이팅(Palm Lighting)`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손바닥 조명이다. 아이들이 주 고객층이다. 빨간색, 녹색, 파란색 빛이 자연스럽게 혼합돼 색깔이 변화하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빛을 연출한다.

△손바닥 조명 팜라이팅 눈길=팜라이팅과 유사한 키즈 조명은 기존에도 존재했다. 아이들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값싼 재질로 만들어지거나 조악한 디자인으로 한 두 번 사용하면 고장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내 아이가 써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 아래 탄생한 에버티의 팜라이팅은 오랜 시간 사용해도 발열이 거의 없어 아이들이 상처를 입을 우려가 없다. 납과 수은, 카드뮴 등 6대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유해물질 안전평가(Rohs) 인증도 받았다. 건전지를 사용하는 다른 키드 조명과 달리 팜라이팅은 1회 충전으로 최대 2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충전도 USB 충전방식으로 간편하다. 전원의 끄고 켬부터 4가지 모드의 변환까지 한 가지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키즈 조명으로 개발했지만 활용도는 다양하다. 전선이 필요 없어 캠핑 등 야외활동에도 활용될 수 있다. 수유등으로도 효과적이다.

LED 기술을 활용해 에버티는 LED 피부미용 광조사기 제품 `이너클(Innocle)도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LED 광치료는 주름 개선 등의 효과가 높아 여성은 물론 피부 관리에 관심 가진 남성들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너클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고글처럼 안면에 착용할 수 있다. 시야가 확보돼 착용하고도 가사 등 일을 할 수 있다. 수백 만 원에 달하는 일본 등 비슷한 해외 제품에 비해 가격도 절반 이하로 낮췄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휴대폰처럼 간편하게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팜라이팅과 이너클은 융합을 통해 개발됐다. 에버티는 엔지니어들이 다수를 이뤄 LED기술은 탄탄하지만 디자인은 취약했다. 충남테크노파크 정보영상융합센터에 입주해 있는 디자인 전문 벤처회사와 손을 잡고 디자인을 맡겼다. 제품 양산 뒤 일정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덜었다. 팜라이팅과 이너클은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해외시장 박람회에 참가 예정이다. 제품 출시 소식을 발 빠르게 접한 해외 바이어들에게서 벌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에버티는 팜라이팅과 이너클 말고도 내년에 출시 예정인 새 제품 개발도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이광규 대표는 "젊고 열정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 고객들에 행복한 생활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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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규<오른쪽> (주)에버티 대표가 키드 조명인 팜라이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윤평호 기자
이광규<오른쪽> (주)에버티 대표가 키드 조명인 팜라이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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