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진식 후보 인물론 내세운 `스킨십 행보`

지난 28일 오전 7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방서사거리.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지사 후보는 신호가 바뀔 때마다 몸을 돌려 인사를 하고 있었다. 지나 가는 차들 중에는 창문을 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사람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유세차량 스피커에서는 "경제도지사 윤진식"이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연신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아침식사는 했느냐고 물었더니 "해장국도 좋아하고 시민들도 만날 겸 시장 해장국집을 자주 찾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 차에서 김밥으로 해결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침 인사를 마친 윤 후보는 곧장 증평으로 향했다. 증평군청 민원실 앞 사거리에서 열린 유세에는 증평지역 새누리당 후보들과 운동원들이 총 집결해 붉은 색 물결을 이뤘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연설보다는 군민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 70-80대 어르신부터 3살 어린아이까지 손을 잡으며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군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백발의 한 할머니는 윤 후보의 손을 꼭 잡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한다"면서 "도지사에 당선돼 충북도 살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지켜주길 바란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윤 후보는 증평읍 내를 빠른 걸음 한바퀴 돈 후 다음 유세지인 괴산으로 향했다.

30여분 걸려 도착한 곳은 5일장이 열리는 괴산읍 내 시내버스 정류장 앞. 괴산에 사람이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로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괴산은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맞 대결이 펼쳐지는 곳이라 다른 지역과는 분위기 사뭇 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과 유세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 곳에서도 특별한 연설보다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찍어달라`며 한 표를 호소했다.

괴산지역 유세를 마치고 청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윤 후보는 물을 연신 들이켜고 있었다. 물 색깔이 일반 생수와 다른 갈색이었다. 윤 후보의 부인이 홍삼을 정성스럽게 달여 매일 아침마다 챙겨준다고 한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보약이나 보양식을 즐기지 않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것은 집사람이 챙겨준 이 홍삼물 덕분"이라며 부인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국회의원 당선자 시절부터 4년 넘게 보좌해 온 조문석 비서는 윤 후보에 대해 "4년 넘게 모시면서 짜증내시는 것을 보지 못했고 모든 사람들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시고 너그럽다"면서도 "일처리에 있어서는 대담하고 꼼꼼하시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오후 3시 청원군 KTX오송역에서는 최경환 새누리당 중앙공동선대위원장, 정우택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차원의 대대적인 유세가 펼쳐졌다.

윤 후보는 본격적인 유세에 앞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북을 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올 정도로 지지자들과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유세에서 윤 후보는 "이시종 후보는 오송역세권 개발을 지난 4년간 떡 주무르듯이 하다가 못하겠다고 해 놓고 지금 와서는 여건이 되면 또 하겠다고 한다"고 각을 세우며 "말장난 도지사, 거짓말쟁이 도지사, 이런 사람을 찍으면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세를 마치고 KTX를 타고 이동하는 당 지도부를 배웅한 뒤 윤 후보는 곧바로 충북 산업유통상가로 달려갔다. 소상공인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이 지역 여론이 충북 실물 경제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귀 기울여 듣기 위해서다. 한 상인은 "경기 침체와 세월호 참사로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경제 전문가인 윤 후보가 도지사가 돼 대기업보다 중소상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충북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 후보는 "누구보다 서민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으며 경제 지표만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게 충북 경제를 살리겠다"고 답했다.

청주시 사천동 신한은행 사거리 유세를 마지막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윤 후보는 "자신 있냐"라는 질문에 "유세를 다닐 때마다 도민들이 박근혜 정부와 함께 할 수 있는 힘있는 도지사를 원하고 있고 4년 간 더 침체된 충북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저의 비전과 진심이 통하고 있기 때문에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손을 흔들며 "살아서 봅시다"라고 말하며 차에 올랐다.

◇ 이시종 후보 시민과 눈 맞추며 `소통 유세`

6·4 지방선거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4일 이른 새벽시간이지만 청주 육거리 새벽 도깨비 시장에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활기가 넘쳐났다. 파란 점퍼를 입은 한 중년의 남성이 북적이는 상인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 후보다. 이 후보는 지금껏 6번 선거에 도전해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모두 당선된 6전 6승 전승의 선거 불패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후보다. 7승 도전에 나선 이 후보에게 남다른 선거 노하우가 있는지 동행 취재했다.

선거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그는 주말 새벽 5시 50분 육거리 시장에서 인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수많은 상인과 시민들 사이에서 한 명의 유권자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분주하게 시장통을 훑고 다녔다. 그는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오른손으로 악수하며 왼손으로는 V자를 그려 보이며 "도지사 후보에 또 나온 이시종입니다. 기호 2번입니다"를 연신 외쳤다.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들고 나온 한 노인에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길거리에 망설임 없이 쪼그려 앉는다. 노인의 거친 손을 잡고 "도지사 후보 이시종, 기호 2번입니다"라며 살갑게 인사를 건넨다. 옆 좌판에서 다슬기를 파는 시골 아낙네에게 다가가 "어디서 잡았느냐, 어떻게 요리하면 맛있게 먹느냐"는 등 인사를 나누며 자신의 얼굴을 알린다. 이렇게 한참을 인사를 건네다 아는 얼굴을 만난 듯 살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러던 중 좌판 상인중 한명이 다가와 불만을 토로한다. 화장실이 멀어 좌판을 하는 노인들이 고충이 많다며 가까운 곳에 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이 후보는 "육거리 시장을 방문하면 상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들을 수 있다"며 "때로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고생한다고 위로해 주시는 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난다. 그럴 때면 피곤함도 잠시 잊어버리고 없던 힘도 새로 생긴다"고 웃음 지었다.

분주하게 시장통을 누비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 수행원들의 행동이 다급해 보였다. 한 수행원이 이 후보에게 다가와 "청주체육관으로 이동하셔야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7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오전 6시 50분부터 청주체육관 앞 광장에서 출발하는 단체 여행객을 대상으로 인사를 하는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이곳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 후보와 일행은 서둘러 준비된 차량으로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돌렸다. 청주체육관에 도착해 보니 예정시간보다 25분이 늦은 7시 15분이었다. 체육관 앞에는 이미 다른 후보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 "도지사 후보에 또 나온 이시종입니다. 기호 2번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출발시간을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인사를 마친 이 후보는 8시 30분이 지나서야 늦은 아침을 챙겨 먹었다.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이 후보는 청주 분평사거리로 이동, 길거리 인사를 마친 뒤 청원군 미원 5일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영동지역으로 이동해 영동지역 후보 합동유세를 마무리하고 영동 5일장과 인근 상가를 방문해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오후 4시 30분 청주로 다시 돌아온 이 후보는 가경동 터미널 주변에서 인사를 하는 등 밤 9시가 돼서야 하루 일과가 끝이 났다. 장장 15시간에 걸쳐 300km 정도를 이동하는 힘든 일정이었다. 도내 구석구석 발품을 파는 고된 선거운동이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도민과의 만남을 즐기고 있었다. 가식이 아닌 진정성이 담긴 선거활동이 선거 불패 신화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든든한 후원도 이 후보에게는 큰 힘이다. 이 후보와 동행하던 한 수행원은 "이 후보의 부인은 내조를 위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한 번도 없다. 외국을 나갈 일이 없으니 흔한 여권도 한 번 발급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요즘은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자녀(2남1녀)들도 청주에 내려와 이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된 하루 일정을 마친 뒤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도 이 후보는 왼손으로는 V자를 그려 보이며 "기호 2번 이시종입니다"라며 인사를 대신했다. 특별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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