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년째 출장 무상 자전거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신질환자 복지시설 `심경장원`은 정신장애인의 직업재활과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대전지역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출장수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실력도 수준급이기 때문에 정신장애인이 해주는 자전거 수리라고 해서 얕보다가는 큰코다친다.
오후 2시 목원대 학생회관 뒷 쪽에 위치한 출장 정비소를 찾아가 보니 8명의 정비사들이 분주하게 자전거 정비를 하고 있었다. 정신장애인들에게 정비기술을 가르쳐주는 사회복지사 2명과 직업재활을 위한 정신장애인 6명은 구슬땀을 흘리며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꼼꼼하게 수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심경장원 사회복지사 박신성(35)씨는 올해로 8년째 정신장애인들과 함께 대전지역 학교들을 돌아다니며 무상 수리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자전거 정비를 배우는 정신장애인들과 자전거로 등하교하는 초·중·고등학생들 자전거를 수리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마침 목원대 사회봉사자지원센터에서 자전거 수리 요청이 들어와 매달에 한 번 자전거 무상 정비소를 열고 있다." 더운 날씨에도 6명의 정신장애 정비사들은 자전거 정비 기술을 배우기위해 적극적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정신장애인들과 함께 `출장 정비소`가 아닌 한 곳에 머무르며 번듯한 `법인 정비소`를 여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라고 한다. "정신장애인들에게 정비기술을 습득해서 일반 사업장에 취직을 시켜주고 싶다. 하지만 일단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다. 월급을 안 받아도 좋으니 일만 시켜 달라고 해도 거절하는 곳이 다반사다. 취직은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만의 자전거 정비소를 법인으로 만들어 정신장애인들의 직업재활에도 도움주고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 싶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출장 무상 정비소에서 수리를 받은 목원대 재학생 주동인(24)씨는 "일반 자전거 수리점에 가면 펑크 수리하는데 만원은 줘야 된다. 그런데 이곳은 무상으로 해주니 부담도 없고 고장난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실력이 좋다고 학생들의 입소문이 번져 저번 달에는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쉬지 않고 정비를 했다. 이렇게 하루 정비하는 학생들 자전거만 40대가 넘는다.
심경장원에 출장 무상 정비소를 요청한 목원대 사회봉사자지원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이지연 조교는 "많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정비센터를 찾아 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심경장원이 허락하는 한 계속 요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동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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