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주인이 찾지 않아 방치돼 있는 오토바이들. 역시 번호판은 없다.
오랜 시간 주인이 찾지 않아 방치돼 있는 오토바이들. 역시 번호판은 없다.
카이스트는 학생들의 자전거 사용이 많은 캠퍼스 중 하나다. 캠퍼스가 넓고 기숙사와 강의실의 거리가 멀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이스트는 자전거 천국이 되었다. 자전거 만큼이나 소형 오토바이 또한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등록하지 않아 번호판이 없는 미등록 오토바이들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카이스트 도서관과 기숙사 앞에는 많은 오토바이들이 주차돼 있었다. 하지만 32대의 오토바이중 단 4대만 번호판이 붙어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오토바이들은 사고가 나도 추적하기 어렵고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50cc이하의 오토바이들도 보험 가입과 지자체에 사용 등록을 의무화 했고 이를 불이행 하면 적발시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캠퍼스 안은 `도로교통법`적용 구역이 아니다 보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미등록 오토바이를 사용하고 있는 카이스트생 A씨는 보험료도 비싸고 등록할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는 기름값도 적게 들고 강의실까지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지만 기름값을 제외한 다른 보험료를 내기에는 뭔가 아까운 생각이 든다."며 "어차피 교내에서만 타기 때문에 굳이 신고를 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등록이 안 된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가 안 돼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사고가 나도 등록하지 않은 오토바이 때문에 과태료를 지불 할까봐 신고조차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카이스트 교내에서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B씨는 오토바이와 차량간의 접촉사고 난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몰던 학생이 신고하는 것을 꺼려하며 황급히 사고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교내에서 차량과 오토바이 간에 접촉사고 난 것을 봤다. 차량운전자가 오토바이를 몰던 학생에게 병원에 가자고 말했지만 학생은 이상하게 계속 괜찮다는 말만 했다. 생각해보니 그 오토바이가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이 신고를 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카이스트는 대대적인 불법 자전거(오토바이 포함) 단속 및 점검을 했다. 하지만 학교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미미해 보였다. 자전거 거치대에는 주인 없이 먼지만 쌓인 자전거와 오토바이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오토바이 사고는 여타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 피해자가 입는 부상정도가 크다. 또한 미등록 오토바이가 도난돼 2차 범죄에 악용되거나 뺑소니 사고 발생 했을 때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오토바이 등록은 필수다.

대학당국이나 경찰은 학생들의 안전보장을 위해 미등록 오토바이 관련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남동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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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기숙사 앞 오토바이 주차장, 번호판이 붙어 있는 오토바이는 한 대도 없다. (왼 쪽에서 두 번째 오토바이에 붙어 있는 번호판은 장식용 번호판이다.)
카이스트 기숙사 앞 오토바이 주차장, 번호판이 붙어 있는 오토바이는 한 대도 없다. (왼 쪽에서 두 번째 오토바이에 붙어 있는 번호판은 장식용 번호판이다.)
카이스트 도서관 앞 주차장, 번호판이 붙어 있는 오토바이는 한 대도 없다.
카이스트 도서관 앞 주차장, 번호판이 붙어 있는 오토바이는 한 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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