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충남대 영탑지에선 10명 남짓한 남학생들이 성년이 된 학생을 들어 올려 연못으로 집어 던졌다. 빠진 학생들도 싫지만은 않은지 수영까지 하며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모두가 그들을 좋은 시선으로 보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가 얼마 전에 일어 났는데 학생을 물에 빠뜨리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충남대 재학생 박모(22)씨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아직 차가운 바다속에 있다. 아무리 학교 전통이지만 자제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외부인이 저 모습을 봤을 때 좋게만은 보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부인들도 달갑게 보지는 않았다. 충남대로 산책을 나온 한 시민은 "웃고 즐기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만 방법이 시기와 맞지 않는 거 같아 씁쓸하다. 전통이라고 하니 할 말을 없지만 충남대는 많은 외부인이 찾아오는 캠퍼스이기 때문에 조금은 자제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영탑지 연못의 깊이는 성인남자 가슴 정도여서 안전사고가 우려됐고 수질도 많이 더러워 보였다. 충남대 재학생 김모(20)씨는 "연못의 수심이 많이 깊지는 않지만 혹시나 키가 작은 학생이 빠지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또 이전부터 저 연못에 빠지면 각종 피부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되도록 학생들이 물에 안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학교 전통과 세월호 참사를 엮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충남대에 재학중인 한 남학생은 "세월호 참사 후 한 달 동안 충분한 자숙기간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시험기간이 끝나고 잠시나마 갖는 휴식 기간인데 계속 침울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와 우리 학교의 전통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년의 날은 사회인으로서의 책임을 일깨워주며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이번에 성년이 된 학생들은 이날을 충분히 즐길 자격이 있지만 시기가 안 좋은 만큼 이런 전통은 자제해야 될 것이다.
남동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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