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아내 가정생활의 중심 부부 행복하면 집안도 화목 둘이 하나돼야 가정 바로서 상대 입장서 조금 더 이해를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 년 열두 달이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그리고 부부의 날(21일)이 모두 5월에 있다. 특별히 오늘은 부부의 날인데 둘(2)이 하나(1)가 된다고 해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혼하는 부부의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진 반면 의외로 쇼윈도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건상 이혼할 수는 없어 밖에 나와서는 행복한 부부처럼 행동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각각 따로 남처럼 사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 야구의 본고장은 미국이다. 미국인들이 야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홈(집)으로 들어와야 점수가 나고 이기는 규칙 때문이라고 한다. 야구가 미국인들의 정신적 가치인 가정의 소중함을 담고 있는 경기라는 나름의 설명일 것이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가정을 동경하고 집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잠재되어 있다.

세상에는 내 집만 한 곳은 없다. 여행을 하는 동안 아무리 좋은 곳에 머물러도 심신이 피곤한 것은 세상 어느 곳에도 내 집만 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 가운데 간혹 살던 집을 팔아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살 집을 먼저 마련하려고 한다. 그러나 유의해야 하는 것은 좋은 집에 산다고 해서 모든 가정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집에 살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가정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좋은 집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곳에서 함께 사는 내 가정을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한 초등학교에서 글쓰기 과제로 우리 가정에서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지를 써내도록 하였다. 교사는 과제를 내주면서 '자전거 타고 놀았으면 좋겠다', '강아지와 같이 놀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내심 기대했지만 학생이 쓴 글 속에는 '아빠, 엄마가 싸우지 않고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많았다고 한다.

내 살 집을 잘 짓는 것보다 내 가정을 잘 세우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 결혼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어렵고, 평생 더불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것은 더 어렵다. 지구상에는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을 받으며 지옥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좋은 집에서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지옥같이 사는 사람이 많이 있다. 자기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본능과 같다. 동물들도 자신이 살 집을 짓는 것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가정을 세우는 것은 사람만이 한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집을 짓는 것을 가르쳐주시지 않았지만 가정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셨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루라"고 했다.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부부는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 합하여 온전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땅 위에 집을 짓고 살든 아니면 나무 위나 물 위에 살든 상관없이 그 안에 사는 가정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가정의 기본 단위는 부부이다. 결혼을 통해 두 남녀가 부부가 될 때 비로소 한 가정이 탄생되는 것이다. 가정의 기본은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닌 부부다. 부부생활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할 수 있다. 부부의 관계가 깨지면 가정이 온전할 수 없다.

부부를 하나 되게 하는 것은 사랑과 이해일 것이다. 이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지만 상대방의 입장해서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정신과 의사인 폴 투루니에는 행복한 가정의 핵심적인 요소는 서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부가 나빠지는 모든 원인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도 했다. 부부의 날을 맞아 사랑과 이해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의 가정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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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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