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목원' 전년도 1등 수상자 한상민 군의 인터뷰

사진=왼쪽에서 두 번째가 한상민 군이다 . 출처=목원대 해피러스기자단 공식블로그
사진=왼쪽에서 두 번째가 한상민 군이다 . 출처=목원대 해피러스기자단 공식블로그
날씨도 그 어느때보다 좋은 요즘, 시험 걱정도 다 끝났겠다,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든다. 하지만 오후 수업이 항상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를 위해 공강 시간을 이용해 여행하는 소소한 팁(tip)을 하나 공개한다. 바로 대학 내 `도서관으로의 여행`이다. 조금 시시하다고 느껴질 수 있긴 하지만 우리 학교 도서관에 어떤 재미난 책들이 들어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의 요소가 될 것 같다.

특히 목원대학교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만 해도 점수가 되는 독서프로젝트 `리딩목원` 이 진행 중이니 한 번 눈 여겨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목원대는 19일 교양교육원 주관으로 실시 하는 `리딩목원` 프로젝트를 실시 하고 있다.

리딩목원이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지혜, 교양을 겸비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소통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춘 책 읽는 목원인을 육성하기 위한 콘텐츠로 읽기, 쓰기, 말하기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의 프로그램이다. 리딩목원의 운영은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그 이력을 시스템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적립된 마일리지에 따라 우수자 포상, 인증서 발급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일리지를 얻기 위해서는 독서인증시험, 북콘서트, 독후감대회, 같은 리딩목원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도서대출 실적 등을 통해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매 년 12월 초에 시상을 하게되고 1등에게는 꽤 쏠쏠한 장학금이 돌아간다. 책도 읽고 장학금도 받고 이런 좋은 기회를 이미 먼저 얻은 `독서왕` 이 있다. 작년 70여 권의 독서 인증을 받아 `리딩목원` 1등을 차지한 한상민(신학과·10)군이 전하는 `1등 비법!` 한 번 들어보자.

올해 초, 졸업을 하고 목원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한 상민 군이 리딩목원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냥 흘러가고 있는 대학생활에서 뭐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 이였다. 평소 철학동아리를 들을 정도로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철학 분야의 추천도서도 한 몫을 담당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독후감을 한 번 내볼까 하는 생각이 였어요. 하지만 리딩목원의 마일리지 점수를 부여하는 항목 중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도 포함 되요. 평소에 책 빌리기 만큼은 자신있었던 터라. 욕심을 내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상민 군은 독후감 대회, 북 콘서트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리딩목원` 에 임하였다.

평소에 끈기 있는 성격 덕분에 독서인증시험도 이틀에 걸쳐서 볼 정도 였으니 말이다. 철학 뿐 아니라 종교, 예술, 사회 등 다양한 학문의 도서를 읽어야 볼 수 있는 독서인증시험은 상민학생에게는 하나의 `도전` 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상민군은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파스칼 `팡세`,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를 꼽았다. 하나로 꼽기는 너무 어렵다고. 우연히 `철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은 후 철학에 관심이 많아졌고 철학을 배운 뒤로는 생각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철학 책들은 저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 주는 점에서 매력 있게 다가왔어요"

특히 평소에 허무주의에 빠져있던 상민학생은 팡세의 책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라는 문장에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인간이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온 우주보다도 더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과 진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에서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철학 책들을 통해 비관적인 생각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었다는 상민 군은 독서를 통해 일종의 `패러다임`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졸업한 후에도 한 달에 열권 이상은 책을 보고 있는 상민 군은 몇 년 전, 보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친구들의 아이디(ID)까지 빌려서 100권까지 책을 신청한 적도 있다고 한다.

많은 책들을 읽어본 상민 군에게 후배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을 묻자, 신학과인 상민군은 오히려 종교비판서적을 추천한다.

"기독교가 공격을 받거나 무신론자들에게 질문을 받을 때, 그에 맞는 변증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라며 `예수는 없다`, `종교는 구라다`, `종교는 신화다` 등을 추천했다. 이어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왜 도덕인가?`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도 형이상학적인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넓히고 문제를 다루는데 해결점을 제시하는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상민 군이 목원리딩을 통해 얻은 것은 더욱 폭 넓은 분야의 책을 읽게 됐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수록 배우는 것이 많아 겸손해진다는 상민군은 `목원리딩` 이 여러 학문의 깊이를 알아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더구나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닌 다시 써 보고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니 더욱 뚜렷하고 선명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상민 군에게 `독서`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일지라도 서로 너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사람이고 그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것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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