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
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
중간고사가 끝나고 길었던 연휴도 끝이 났다.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이 곳은 목원대학교 캠퍼스. 그 중 특히나 북적거리는 한 단과대학, 바로 사회과학대학이다. 공강시간에는 보통 자신의 단과대학을 나와 도서관이나 학교 밖 카페로 나가 시간을 보내기 마련인데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은 어찌 된 일이지 단과대학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유를 찾아보니 각 층마다 마련 된 `특별` 휴게실이다. 겨울방학동안 공사를 거쳐 이번 학기 처음으로 선보인 이 북카페(book cafe)형식의 휴게실, 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바뀌어도 너무 `확` 바뀐 사회과학대학의 휴게실을 한 번 둘러 보았다.

One Step. 달라진 사회과학대학을 직접 체험하기

1F, 휴지통 휴(休)지(智)통(通)

쉴 휴, 지혜 지, 통할 통 휴지통

쉬면서 지혜도 쌓고 서로 소통하는 공간. 이름에서부터 벌써 느낌이 확 온다. 1층에 마련 된 북 카페 형식의 이 공간은 벌써부터 앉을 자리가 없이 학생들로 꽉 차있는 모습이다 .

이 곳은 다른 휴게실 보다 훨씬 넓고 1층에 마련 되어 있어 학생들이 이용이 가장 많은 장소이다. 테이블에는 학생들이 조별 모임을 갖으며 열띤 토론을 하는 학생들, 조용히 한 쪽 구석에서 독서를 하는 학생, 뒤쪽에 마련된 큰 쇼파에 누워 부족한 잠을 채우는 학생 등 여러 용도로 사용 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실제로 이 곳은 스크린도 설치되어 있어 조용한 토요일 같은 경우 대학원생들의 수업 공간이 되기도 하며, 학과 학생들이 `대여` 형식으로 빌려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실제로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이 곳에서 학생회에서 기획하는 `청소부 아주머니를 위한 카네이션 달기`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올해 6월에 있을 월드컵에 응원장소로도 쓰일 예정이다.

2F, 여우굴

-여우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쉽게 말해 `여학생 휴게실` 이다. `여우굴` 앞에 붙어 있는 이용규칙을 살펴 보면 첫 번째 원칙이 `남학생 금지`다. 이 곳은 여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오른 쪽에는 아기자기한 화장대가 마련되어 여학생들의 미모를 돋보이게 해줄 공간이며 한 쪽 구석을 들어가보니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여학생들의 말 못할 `고통`을 잠시 잊게 해줄 만한 편안한 간이 침대 도 설치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남자친구들 몰래 여자들끼리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 할 때 알맞은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3F, 다누리

-다누리, 무슨 뜻 일까? 다문화학생들이 누릴 수 있도록 마련 된 공간이다. 사회과학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중국학과 사무실이 3층에 있다는 것을 배려해 3층에 다누리가 설치 되었다. 학업으로 지친 마음, 가족이 보고싶은 고달픈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

4F, 꿈틀

- 이 곳은 무슨 용도일까? 특별히 이 곳에는 상담실이 두 개나 배치되어 있다. 꿈틀, 학생들의 꿈을 트는 장소. 바로 취업 관련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였다.

실제로 이 곳 상담실에는 취업컨설턴트 한 분이 항상 상주해 있어 학생들의 자유로운 취업고민을 듣고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채용정보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게시판도 꽤 유용해보였다.

5F, 쉼터

-대학원생들을 위해 마련 된 쉼터이다. 주로 5층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는 대학원생들이 짧게 나마 쉼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다고 대학원생만 입장이 가능 한 것은 아니다. 학부생들이 많은 시간에는 주로 학부생들의 쉼터로 쓰이고 있다.

Two Step. 휴게실의 진정한 주인,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의 반응?

1층 휴게실에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던 행정학과 2학년 한 여학생은 무엇보다 돈이 안 드니 너무 좋다고 한다.

"조 모임을 할 때면 적어도 3~4명이 모여 카페를 가고는 했는데, 그러면 돈이 적어도 15000원 이상은 깨지곤 했어요. 이런 공간이 생기고 나서는 금전적인 부담이 덜어져서 너무 좋아요"

2층, 여학생 휴게실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경찰법학대 3학년 학생은 화장을 고칠 때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기존에는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는 했었는데, 세면대가 바로 밑에 있다 보니 파우치가 물에 젖는 일이 일쑤였따고. 이번 학기 들어서 여학생 휴게실이 생기고 나서는 너무 편하게 화장을 손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Three Step. 더 나은 휴게실을 위한 특별 `과제`

"학생들이 대학 측으로부터 `대접` 받는 다는 느낌을 들게 해 주고 싶었다"

이러한 휴게실 공간을 만드는 데, 특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기영석 사회과학대학장, 금융보험부동산학과 정재호 교수와 `북 카페`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 학장은 이스라엘의 도서관을 예로 들며 그 날 배운 것을 학생들 간 서로 나누며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장소가 그러한 것 들이 실현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이 마련 된 처음의 취지에 대해 정 교수는 "단순히 도서관, 휴게실에서 끝나버리는 공간의 개념이 아닌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자는 것이 가장 큰 취지" 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과제도 있어 보였다.

먼저, 소음문제이다. 1층에 마련 된 `북 카페` 같은 경우에는 이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보니 끊임없는 소음이 들려와 학생들의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정 교수는 기존의 조용한 도서관의 개념이 아닌 자연스러운 공간임을 설명한다.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라면 소음을 차단 하는 게 맞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간은 그런 개념이 아닙니다. 오히려 휴게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 주기도 합니다"

두 번째 과제는 턱 없이 부족한 책이다.

현재는 기영석 학장으로부터 기증 된 책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큰 책꽂이들에 비해 너무나 적은 수의 책들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 기 학장은 조만간 홍보를 통해 사회과학대 교수들에게 책 기증을 받을 예정임을 설명했다. 이 일이 곧 진행된다면 사회과학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교수들이 추천하는 양질의 책을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셈이다.

세 번째 과제는, 음료수 반입 금지 규칙이다. 실제로 1층 휴게실을 이용하고 있는 한 학생은 `북 카페`의 유용성을 설명하며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음료수 반입 금지를 들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에 정 교수의 의견 역시 같은 입장이다 "학생들의 자율적인 측면이 확립이 된다면 규제를 풀 예정이고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힘주어 설명했다. 현재는 관리 차원에서 금지 되어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들의 공간임을 인식하고 자율적인 운영이 어느 정도 확립 되었을 때 이 규제는 곧 풀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영석 학장은 "금액보다 중요했던 것은 바로 학생들을 위한 공간 마련입니다. 사실 이 휴게실 공간을 꾸리기도 쉽지 않았어요. 총 18개의 사무실을 이전해 만든 공간이니 사회과학대학이 생긴 이후로 이러한 대이동은 한 번도 없었지요" 라고 말하며 완전한 학생들의 공간임을 설명 했다. 이어 정 교수도 "지금 이 공간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대학 내에 더 많은 공간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공간이 대화를 통한 소통이 생겨나고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수 사이의 통로 역할을 해 주길 바랍니다" 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새로 지어져 있어 너무나 보기 좋은 휴게실이지만, 학생들의 주인의식과 학생들끼리의 자율적인 규칙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금방 색이 바래질 지 모른다.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니 만큼 이 곳을 사용하는 사회과학대학의 학생들의 올바른 이용과 모임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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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사회과학대학 1층 휴게실(휴지통)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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