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평동 힐링참치

연구단지 박사들도 인정한 '참치박사'가 있다?

대전 유성구 관평동 대덕테크노밸리 인근에 위치한 '힐링 참치'에서는 '참다랑어 특수부위 전문점'이라는 문구처럼 최고급 참다랑어 한 마리를 다 먹었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부위를 즐길 수 있다.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참치머리'를 주문하면 가게 주인이 커다란 참치 머리를 통째로 가지고 나와 한 점 한 점 손질해 가며 손님상에 서비스한다. 부위별로 먹는 방법 등 자세하고도 세심한 설명은 덤이다. 참치 머리를 3-4시간전에 꺼내 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예약은 기본이다. 머릿고기를 해체(?)하는 작업이 시작되며 김창수(60) 대표의 말도 갈수록 바빠진다. "이 참치는 13년된 참치입니다. 무게는 80㎏에 길이는 1m60㎝ 정도 될 것 같아요." 김 대표가 나이테살의 눈금(?)을 세어보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앞에 참치 머리만 놓고도 전체 모습이 그려지는 듯 '술술' 이야기는 계속된다. "눈이 굉장히 큰 걸로 봐서 수심 150-300m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눈이 작았더라면 수심을 못 이겼을 테니까 말이죠." 속으로 감탄사를 되뇌고 있을 무렵, 딴 생각하는 그 시간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김 대표의 강의(?)는 계속된다.

"첫 번째로 이 부위는 '눈알'입니다. 흔히 수정채라고도 하죠. 다음 부위는 '뽈살',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먹으면 오래산다는 속설 때문이죠. 세 번째 부위는 '눈안구살'인데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최고로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빼내주는 역할을 하죠."

뭘 알고 먹으니 참치 맛도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 다시 김 대표의 목소리가 의식을 파고든다.

"이 부위는 한 점 밖에 안나오는 '작은 골살'입니다. 다음엔 참치 머릿고기 중에서 최고로 맛있는 부위인 '골살'입니다. 소고기 육회 저리가라죠. 눈을 가리고 드신다면 쉽게 구별하지 못하실 겁니다."

젓가락을 가져가니 찰지면서도 촉촉한 느낌이 입안 가득 퍼져오며 쫄깃하면서도 보드라운 식감이 파도처럼 서서히 밀려온다. '쩝쩝' 입맛을 다시고 있을 즈음, 김대표가 다시 얘기를 건넨다.

"마지막으로 '코살'입니다. '오도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죠. 콜라겐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미용에도 그만이랍니다." '헉' 시계를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마치 서양식 코스요리를 방불케 한다.

김 대표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참다랑어만을 취급한다. 연분홍색 빛깔이 자르르 흐르는 '뱃살'과 '배꼽살'은 눈으로 딱 봐도 최고급이다. 입에 넣자마자 고소한 맛을 내뿜으며 사르르 녹는 그 맛은 모든 생선 가운데 최고임에 틀림없다.

김 대표는 "참다랑어 특수부위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단 한시도 거짓으로 참치를 이야기하거나 판매한 적이 없습니다. 가게 주인이 최고급 참치만을 고집하며 직접 손질하고 설명해가며 서비스한 덕분에 20년이상 단골들이 믿고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미소 지으며 말한다. "참치는 부위별로 맛과 가격, 빛깔 등이 천차만별이죠. 일본에 참치 박사들이 많아요. 그 분들이 쓴 책을 번역해 가며 탐독한 결과 점점 재미를 느끼고 참치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죠. 연구단지 박사님들이 단골인데 '참치박사'라는 별명도 그 분들이 지어주신 거죠." 영업시간 오후 5시30분-11시. 일요일 휴무.

△참치특(1인분) 2만9000원 △참다랑어 특수부위(1인분) 7만5000원 △참다랑어 뱃살(1급·1인분) 12만원 △참치머리 中 14만원·大 20만원·특大 25만5000원 ☎042(671)5551 (※유성구 관평동 1200번지)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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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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