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는 밤' 展 >>> 6월 28일까지 청주 우민아트센터

임지희作 ‘별일 아니다’
임지희作 ‘별일 아니다’
2014년 우민젊은기획자 공모전인 `길들여지는 밤`展이 6월 28일까지 청주 우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시는 인생의 시련이나 절망, 그리고 이러한 상황들을 직면했을 때 느끼는 감정들을 `밤`으로 상징하며 작가들의 작품 안에 낮게 깔린 `밤`의 정서들을 심리학적 방법론으로 접근해 풀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층위의 감정으로 투영된 성왕현, 송유림, 양유연, 이유나+오헬리앙 뒤센, 임지희, 정해련, 황지윤, KKHH 등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이 어두운 인생의 시련이나 절망의 한가운데 서있다 보면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나 고통들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길들여지는 밤`에서의 `밤`이란 이렇듯 햇빛이 보이지 않는 하루이자, 일몰부터 일출까지의 시간을 뜻하기도 하지만 관용적으로는 죽음이나 공포, 고통, 불안과 같은 어두운 감정이나 고통스럽고 막막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후자의 의미로 생각할 때 이러한 `밤`들은 인간이라면 운명과도 같이 겪어낼 수 밖에 없는 삶의 통과의례이기도 한데 전시는 이러한 `밤`으로 상징된 인생의 시련을 맞닥뜨리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각자의 삶 안에 수용되기까지의 과정을 `밤`에 길들여짐에 비유해 작가들의 작품 안에 낮게 깔린 `밤`의 정서들을 심리학적 방법론으로 접근해 풀어내고자 한다.

또 전시는 심리학자 퀴블러 로스(Elisabeth Kubler Ross)의 죽음에 다가가는 5단계 형식을 인생의 `밤`을 받아들이는 방법론으로 차용하고 있다. 로스의 이론인 죽음에 다가가는 감정 단계 즉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심리적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인생의 `밤`같은 시련을 대하는 우리의 감정과도 닮아있다. 전시는 1단계에서부터 5단계까지의 감정 단계를 설정하고, 서로 다른 층위의 감정으로 투영된 작가들의 작품들로 `밤`의 정서를 바라본다. 또한 심리학 이론의 5단계의 단순한 형식으로 감정의 층위를 구조화하는데 이는 전시의 `밤`으로 상징된 인생의 시련이자 과업을 우리의 삶에 유연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해석의 단초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결코 익숙해지기 쉽지 않을 인생의 `밤`들에 길들여질 수 있을까. 우민아트센터의 2014 우민젊은기획자 공모로 선정된 `길들여지는 밤`展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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