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리원 시청점

`사리원`은 대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원조 평양냉면`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비단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대전을 찾을 때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서구 둔산동 이마트 인근에 위치한 본점에서 영업하다 1년전 시청에도 직영점을 내면서 그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때마침 찾은 사리원 시청점은 마치 호텔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벽돌로 꾸며진 창쪽 방 내부 벽면은 보는 즐거움을 넘어 마음까지도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

사리원은 `평양냉면`으로 말하자면 `전통 중에서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한다. 창업자 옥인숙 여사는 1951년 한국전쟁중 피란 뒤 대전에 터전을 잡게 된다. 이후 1952년 중구 대흥동에 평양냉면 전문점 `사리원 면옥`을 개업했다.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은 이 집을 찾을 때마다 고향을 느끼게 되면서 점차 단골이 되어갔다. 이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게 된 입소문은 오랜 전통의 음식 노하우와 함께 어우러져 아무나 쉽게 넘볼 수 없는 `60년 전통 평양냉면 고유의 맛`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대전 대중음식점 허가 1호점, 2011년 대전시 대표 3대·30년 전통음식점 선정은 명성을 짐작하게 하고도 남는다.

60년 전통의 냉면 비법을 들여다 보니 다름아닌 `육수`에 있다. 쇠고기 양지와 사태를 오랜 시간 정성껏 우려낸 뒤 알맞게 숙성된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드는 육수는 그 풍미에 있어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적당한 혼합 배율, 끓이는 시간, 숙성 기간 등은 이 집 냉면 육수맛의 일급비밀. 메밀을 이용해 가게에서 직접 뽑아내는 면발은 목에 넘기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한다.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면발에서 메밀 고유의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고명으로 곁들인 편육과 얇게 썬 무와 함께 한 입 `후루룩`. 이 순간만큼은 옛날 임금님 수랏상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

`참나무숯 돼지양념갈비`도 상대적으로 알뜰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인기 메뉴`다. 테이블마다 마련된 참숯 직화구이 시스템은 깔끔한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자동 환기설비를 갖춰 고기 굽는 냄새가 옷에 남지 않아 직장 사무실에서의 `뒤탈` 염려도 없다. 숯불 위에서 참나무숯의 은은한 향을 머금은 채 서서히 익어가는 고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 있다. 꽤 많이 구워졌다 안심하며 다음 젓가락을 준비하니 어느새 불판이 텅텅 비어있다. 고기를 굽는 이의 손놀림이 갈수록 바빠진다.

`한우 불고기 정식`, `소불고기 정식`은 점심 특선으로 추천한다. 죽과 갖가지 정식반찬, 쌈야채, 공기밥이 정갈하게 차려져 나온다. 한우는 1++, 1+ 등 `최고 등급`을 사용한다. 고기는 주문 즉시 즉석에서 양념소스를 버무린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맛을 전하려는 주인의 마음이 녹아있다. 공기밥에 국물을 비벼 고기, 채소와 함께 먹는 그 맛은 한마디로 `즐거움` 그 자체다. 하나 더 `김치 비빔`은 어느새 공기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별미 중 별미다.

김래현(36) 사리원 대표는 "원조 `사리원면옥`를 직접 계승한 만큼 `평양냉면`의 맛을 전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고객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함께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냉면 8000원 △비빔냉면 8000원 △참나무숯돼지갈비(미국산·300g) 1만2000원 △한우 불고기정식 1만8000원 △사리원 소불고기정식(호주산) 1만1000원 △프리미엄 한우 생갈비(1++등급·220g) 5만원 △한우 생갈비(1+등급·220g) 4만원☎042(487)4212. (※둔산동 1437번지 2층)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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