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가 발달하면서 대학교 강의 풍경도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교수가 칠판과 화이트보드에 수업내용을 적으면 학생들도 따라서 적는 풍경은 이제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교수들도 강의내용을 PPT로 만들어 대형 스크린에 띄우기 시작했고 학생들도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거나 노트북을 펼치고 필기 내용을 작성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하지만 편리함 만큼 전자기기사용 소음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었다.
목원대 재학생 A씨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직접 노트에 필기를 하지 않고 강의내용을 빠르게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필기 대신 촬영을 한다고 했다. "대부분 교수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강의내용을 설명하는데 일부 교수들은 강의내용을 필기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넘긴다.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서 강의내용을 저장하는 게 편리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수들의 빠른 강의진행 방식 때문에 촬영이 불가피 하다고 했다. 촬영시 발생하는 셔터음이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엔 "어차피 필기를 하는 시간에 촬영하기 때문에 수업의 흐름을 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필기 대신 촬영하는 것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강의중 스마트폰 촬영으로 인한 셔터음이 강의의 흐름을 끊고 수업에 방해된다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 목원대 재학생 B씨는 "강의중 카메라 셔터음이 들리면 자꾸 신경 쓰게 된다. 어차피 촬영해도 다시 노트에 필기를 해야 되는데 굳이 수업중에 남들을 방해하면서 까지 촬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필기가 중요한 만큼 다른 학생들의 수업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트북 사용도 찬반이 엇갈렸다. 강의중 노트북 사용을 찬성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필기 속도보다 타자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노트북을 애용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판을 두드리는 소음 때문에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목원대 재학생 C씨는 "교수가 말할 때 마다 자판 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수업에 방해된다. 멀쩡한 공책 놔두고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와서 수업 듣는 거 보면 허세로 밖에 안 보인다. 그리고 노트북을 들고온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공부보다 인터넷 서핑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의시간에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일부 대학교에선 강의시간전에 스마트폰을 수거하거나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자율적인 학습공간인 대학교에서 전자기기 사용은 개인의 권리라는 주장도 다수 있었다.
전자기기 사용이 학습에 효율적이라는 의견과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학습에도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대학가는 이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남동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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