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법과대학 내부에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다
사진=법과대학 내부에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다
학생들과 소통 없는 구조조정 중단하고 학생들의 의견 적극 수렴해라!

한남대학교 법과대학 앞, 빨간 글씨의 현수막이 여러 군데 붙어있다. 그 뿐 아니라 입구에는 빨간 글씨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무슨 일이고 하니 최근 교육부의 지방대학 특성화방안으로 인해 한남대학교는 단과 대학 중 총 3개의 단과대학의 통, 폐합이 결정되었고 그 중에 법과대학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 측의 이 같은 결정에 학생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다. 학생들은 법과대학의 통, 폐합의 문제점 3가지를 주장하며 호소문 작성운동과 서명운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28일에는 대학 본부 건물 앞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남대학교 법과대학은 대전 충청권에 있는 유일한 단과대학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이 법과대학의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이는 곧 한남대학교의 브랜드 가치의 상승을 말한다. 만약, 법과 대학이 폐지되고 사회과학대학으로 편입될 경우 브랜드 가치가 급격하게 저하될 것이라 학생들은 말한다. 이 뿐 아니라 법조기관과의 협력관계에 있어서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며 이는 대외경쟁력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학생 측의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말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통, 폐합 과정에서 학생들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했으며 대학 본부 측의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입학한지 채 몇 달이 되지 않은 14학번 새내기 같은 경우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벌써부터 전과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법과대학의 학생회장 유재욱(한남대학교·법학과·09)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취업률만으로 지표를 삼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결정이 난 이후에도 학교 측에서는 정식적으로 안내가 없었으며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총학생회 회장으로부터 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 측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재욱 학생은 학교 측의 입장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을 짚고 넘어 간다. "인원을 줄인다는 것은 저희들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입학인원이 줄어드니 당연히 줄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 방법이 통, 폐합이란 것은 저희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 거죠" 2018년부터 학령인구가 감소해 대학정원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한 과제다. 하지만 학과 정원을 줄이는 것이 아닌 통, 폐합으로 줄인 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학교 측의 결정의 큰 배경은 취업률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Ⅰ)시행계획에 취업률과 학과 충원률이 큰 지표로 활용 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기초학문 학과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한남대 뿐 아니라 전국 많은 지방대에서 같은 지표로 인해 기초학문학과 폐과 되거나 타과의 통합되고 있다. 그동안 융합학문의 인기가 높아지는데 비해 기초학문은 기를 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기초학문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들 알고 있으며 기초학문 전공자들에게는 엄청난 자부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각 대학교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기초학문학과의 폐합은 오히려 지방대학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문제를 보호하는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치 않은가.

또한 통합 과정에서 생겨난 잡음은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확산시킬 우려도 있다. 대학 측은 이러한 중대 사항을 결정할 때 어느 정도의 해당 학과 학생 측의 입장을 들어보며 조율해야 하는 시기가 필요할 것이다. 대학의 가장 큰 자산은 학생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우선 되는 정책이야 말로 학교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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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남대 법과대학 앞에 걸린 현수막 (학생들과 소통없는 구조조정 중단하고 학생들의 의견 적극 수렴해라)
사진=한남대 법과대학 앞에 걸린 현수막 (학생들과 소통없는 구조조정 중단하고 학생들의 의견 적극 수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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