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중단 조치에 자유학기제 등 운영 딜레마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을 포함한 현장체험활동이 전면 중지된 가운데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 등 교육과정상 현장체험학습을 다수 실시해온 일선 학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체험과 경험이 강조되면서 학교 밖 활동이 크게 늘었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과 학부모 불안감이 커져 현장체험학습을 대폭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교육부가 수학여행과 수련활동, 숙박형 현장체험활동 등을 전면 중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선학교들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숙박 없이 진행하는 전일제 현장체험활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활동 이외에 자율활동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을 포함하는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일선 학교에 적용됐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3시간, 중학교에서는 4시간씩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편성·운영하도록 돼 있는데 이 영향으로 학기 중 현장체험학습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대부분의 학교에서 모든 종류의 현장체험학습이 중단된 상태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처음 도입한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없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탐색에 집중하는 것으로 희망 직업을 체험하는 현장체험학습이 핵심 활동으로 포함돼 있다.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A중은 학생 1명당 8번 정도의 직업체험활동을 계획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현장체험활동을 취소했다. 진로탐색활동의 핵심인 체험활동이 빠지면서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의 간접 경험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K중 관계자는 "자유학기제는 진로 탐색을 위해 충분한 경험과 체험을 요구하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모든 현장체험활동이 전면 중지되면서 일종의 모순된 상황에 빠졌다"며 "소규모 현장체험활동이라도 안전사고 위험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최소화하고 강사초빙, 교실 내 활동 등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역 교육계는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효과가 적지 않은 만큼 소규모 현장체험활동에 적합한 충분한 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학부모를 직접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안전사고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는 B중은 현장체험학습 시 안전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해 학부모로 구성된 진로 코치단이 동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전 중구 소재 초등학교 교사는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이 생기면서 현장체험학습이 부쩍 늘었는데 아이들이 교실 밖 체험을 통해 경험하는 것의 교육적 효과가 적지 않다"며 "아무리 20명 남짓의 소규모로 운영되더라도 사고 위험은 항상 존재하는 만큼 현장체험학습에 필요한 인솔 인력을 확충하고 학부모를 직접 참여하게 하는 등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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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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