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영명이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안영명은 지난 18일 LG전에서 시즌 신고식을 치렀다.

안영명은 팀이 2대 5로 밀리고 있던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22일 두산전 역시 안영명은 팀이 2대 5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개막 직전까지 선발진 후보로 언급됐지만 실전에서는 패전 처리조로 뛰고 있는 상황. 공백기간 동안 누구보다 몸 만들기에 열중한 만큼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안영명은 의연한 모습이었다.

23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안영명은 "공백 기간 동안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혼자 운동을 하는 것과 실전은 역시 다르다"라며 "막상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지려고 하니 공백기를 실감했다. 이제 컨디션이 올라오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 상황이 먼저다. 내 욕심은 모두 내려놨다"며 "어떤 상황에 출전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내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면 기회는 알아서 찾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숙해진 모습 뒤에는 누구보다 알차게 공익근무를 마쳤다는 자부심이 있다.

안영명은 공익근무 기간 동안 운동은 물론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에 대한 학업도 시작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스포츠 심리`에 대한 공부였다.

안영명은 "예전부터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며 "실전에 접목할 여지가 많고 공익근무를 하며 공부를 할 시간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든든한 조력자도 있었다.

안영명은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의견을 해당 분야의 권위자인 김병준 교수의 홈페이지에 남겼고, 이 글을 본 한화이글스의 멘탈 코치 이건영 박사가 이후 안영명에게 여려가지 정보를 알려줬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 안영명의 노력은 스포츠심리상담사 3급 자격증 합격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안영명은 "공부를 해보니 스포츠심리는 실전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멘탈 부분에서 기대한 것 만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두산전에서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말았다. 물론 타자에게 미안하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때 공부한 내용을 떠올리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영명은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관련 공부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 역시 2급과 1급에 차례로 도전한다.

하지만 본업인 야구에 대한 욕심을 잊은 것은 아니다.

안영명은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는 `어떻게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라며 "시즌 중에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학업은 비시즌 기간을 활용해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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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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