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선박해양플랜트硏 관계자 등 전문가 진단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이틀째를 맞아 선박의 침몰 원인을 두고 암초 충돌부터 운항경로 급변경설까지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박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침수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제기하고 있지만 섣부른 단정을 경계하고 있다.

17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전문가 등에 따르면 배를 급격한 속도로 회전시키다가 세월호가 기울어지며 침몰했을 가능성에 대해 배의 기울어짐만으로 침몰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배가 전속력으로 운항하다가 방향키를 급격히 회전할 경우 일시적으로 한쪽으로 기울 수 있지만 곧 제 자세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핸들을 돌리면 원위치로 되돌아오는 원리와 같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소 관계자는 "(배가) 전속력으로 달릴 때는 30도까지 기울어질 수 있겠지만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계속 기울어진 상태로 있는 게 아니고 방향타를 틀면 배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원심력도 줄어들어 (배가) 다시 바로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급격히 방향키를 돌릴 경우 배의 속도가 줄게 되고 원심력 감소에 따라 배의 기울기도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에 실린 화물과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 전체의 무게중심을 쏠리게 했다는 가설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월호에 실린 자동차는 150여 대로 수출선의 경우 차를 바닥에 체인으로 고정하지만 여객선의 경우 주차 브레이크만 채울 뿐 체인으로 묶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배가 30도 이상 기울어지면 한쪽으로 차가 몰리면서 배의 무게중심도 흔들릴 수 있지만 그 각도는 5-10도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세월호 침몰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침수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암초 때문에 배 하부가 찢어지면서 서서히 하부 기관실에 물이 차 엔진이나 펌프 등 기계장비의 작동이 멈췄을 가능성과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차를 적재하는 카데크에 물이 차면서 하부 기관실 등으로 연결하는 계단부터 물에 잠기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인양작업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전문가 A씨는 "6000t이 넘는 대규모 여객선의 경우 인양을 위해 배에 체인을 거는 작업부터 물 근처까지 천천히 들어 올리고 선체 내부에 공기를 주입하는 등 조심스러운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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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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