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이렇게 대규모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게 여전히 필요한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각급 학교에서 수십 년간 지속해 온 수학여행은 평상시 가보기 어려운 곳에서 자연과 문화·유적 등을 실제로 접하는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여행을 엄두조차 내기 어렵던 시절 생겨난 전통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형태든 여행을 가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다. 반드시 한 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히 수학여행을 실시해야 하는 강제성의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모든 수학여행이 사고를 동반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 한두 명이라도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난다면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없다.
교육부는 어제 전국에 있는 모든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을 전면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제에 일시적인 보류가 아니라 수학여행이라는 제도를 아예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 아니면 학생 수를 반드시 소규모로 한정한 다음 다양한 테마를 가진 여행이나 체험학습으로 분산시키는 쪽으로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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