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더욱 안타까운 건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탄 경기도 안산 단원고교 2학년 학생들 때문이다.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이 탑승했고, 무사히 구조된 학생은 불과 75명, 교사는 2명뿐이다. 17일 현재 사망한 학생은 5명으로 집계됐고, 교사 2명도 유명을 달리했다. 아직도 학생 245명과 교사 11명의 생사가 불명인 상태다.

이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이렇게 대규모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게 여전히 필요한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각급 학교에서 수십 년간 지속해 온 수학여행은 평상시 가보기 어려운 곳에서 자연과 문화·유적 등을 실제로 접하는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여행을 엄두조차 내기 어렵던 시절 생겨난 전통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형태든 여행을 가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다. 반드시 한 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히 수학여행을 실시해야 하는 강제성의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모든 수학여행이 사고를 동반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 한두 명이라도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난다면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없다.

교육부는 어제 전국에 있는 모든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을 전면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제에 일시적인 보류가 아니라 수학여행이라는 제도를 아예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 아니면 학생 수를 반드시 소규모로 한정한 다음 다양한 테마를 가진 여행이나 체험학습으로 분산시키는 쪽으로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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