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FRIENDS·328쪽·1만3000원
△한국인과 영어(강준만 지음)=영어는 한국사회 최고의 자본이 되었다. 한국에서 '국가 종교'로까지 숭배될 만큼 대접받는 영어는 '내부 서열 정하기 게임'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영어 수요는 실수요가 아니라 가수요다. 가수요의 정체는 물론 '내부서열'을 정하기 위한 용도인 것이다. 저자는 영어에 의한 서열 미화도 위험하지만 서열 타파도 불가능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영어 광풍에 너그러워지자"고 말하며 서열미화화 타파라는 양 극단의 주장을 넘어설 수 있는 '서열 유동화' 개념을 제시한다. 인물과사상사·280쪽·1만4000원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이승원 지음)=100여 년 전 세상을 묘파해온 문화학자인 저자의 미시사, 풍속사 작업이다. 저자는 '대한민보'의 시사만평과 당시 발행된 여러 신문의 3면 기사를 겹쳐 읽으며 거시적 그물망에 걸리지 않은 절대다수 장삼이사의 세상살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당대 사회적 이슈와 세태를 예리하게 포착해 한 칸에 녹여낸 시사만평을 시작으로 근대 초기신문과 문학작품, 잡지 등 방대한 자료를 십수 년간 연구하며 1900년대를 움직였던 사회적, 역사적 동력을 파헤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천년의상상·308쪽·1만7000원
△북로우의 도둑들(트레비스 맥데이드 지음)=북로우는 뉴욕 맨해튼에 있었던 헌책방 거리다. 저자는 대공황기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깨끗하지 못한 물건들에 손을 대게 된 서적상들과 그들에게 물건을 대주는 도둑들, 그리고 그들을 뒤쫓는 뉴욕공공도서관 특별조사관의 이야기를 법원 기록과 신문, 잡지기사, 서적상들의 회고록과 미출간 회고담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법과 문헌정보학을 공부한 저자는 미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희귀서적 범죄 전문가이자 희귀 서적 큐레이터다.
책세상·372쪽·1만6000원
△결핍의 경제학(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경제학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을 목표로하는 학문이다. 책은 이러한 경제학이 전제로 하고 있는 희소성의 원칙에 주목했다. 우리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원초적인 원인을 '결핍'에서 찾음으로써 필요한 것을 적게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 정신적 변화가 한 사람의 선택과 행동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살핀다.
알에이치코리아·476쪽·1만8000원
△청춘은 찌글찌글한 축제다(인재진 지음)=연간 20만 명의 관객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전 세계 유명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가를 원하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성공은 저자 인재진 총감독의 악전고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국제적인 네트워킹이 전무했던 공연계에 뛰어들어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지만 그 모든 것이 헛된 것은 아니라며 방황하는 청춘들을 다독인다. 성공의 무대를 만든 위대한 실패의 기록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의숲·288쪽·1만2000원
△소학천도(이길구 지음)=충남 출신으로 기호유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인 저자가 '소학'을 살핀 책이다. 저자는 소학을 통해 천도를 이해한다면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며 선조들의 지혜를 통해 우리의 인생을 살핀다. 동양고전에 정통한 저자의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다. 학고방·525쪽·3만5000원
△그의 슬픔과 기쁨(정혜윤 지음)=쌍용자동차 선도투 중 26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집필된 르포에세이다. '산자'와 '죽은 자', 희망퇴직자, 징계해고된 자,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그날 이후'와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책은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사건에 놓인 평범한 인간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는지,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는 방식은 어떤지 보여준다. 사건 자체에 대한 객관적 서술을 넘어 그 소용돌이 안에 있었던 개인의 경험과 감정에 집중해 정직하게 기술하는 방식은 큰 사회적 사건을 기록하되 '인간의 깊이'를 만나게 하는 '문학'이 된다. 후마니타스·296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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