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궁동 초원 돌구이

학비에 학원비, 자취방비, 생활비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주머니가 가벼울 수밖에 없는 대학생들에게 알뜰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한 끼 푸짐한 점심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갑이 얇더라도 질좋은 삼겹살을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저녁이면 직장인들도 물밑 듯이 찾아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까다로운 입맛의 대학생과 직장인을 동시에 사로잡은 이곳은 바로 대전 유성구 궁동 대학가에 위치한 `초원 돌구이`다.

처음 가게를 들어서니 마치 커피숍에 온 것처럼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벽 한 켠에는 방송인 김제동 사인이 눈에 잡힌다.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정갈한 음식맛과 확고한 서비스 정신에 유명인사도 찾는 `맛집`으로 거듭난 것. 이 집의 대표메뉴는 초원 생삼겹, 석쇠 삼겹살. 생삼겹살은 100% 국내산을 고집한다. 대한양돈협회 `한돈` 판매 인증점으로서 신선하고 질좋은 고기를 자랑한다. 홍동표 대표가 직접 일주일에 2-3번 육가공업체에 들러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간다. 통삼겹살을 공급받아 가게 한켠에 마련된 냉동창고에서 3-4일간 저온숙성을 거친다. 홍 대표는 아침 가게 준비를 하면서 그날 그날 직접 생삼겹살을 손질한다고. 고기 결 방향을 맞춰서 몸 전체를 움직여가며 썰어야 제대로 된 삼겹살이 나온다며 손질 방법도 살짝 귀띔한다. 육가공업체에서 직접 손질법을 배울 정도로 열정도 대단하다. 가장 맛있는 상태의 삼겹살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접 고기를 살펴보고 썰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고급식당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게르마늄 불판`을 이용해 고기가 잘 눌어붙지 않고 겉과 속이 고루 익는다. 고기는 오래 두어도 잘 마르지 않으며 누린내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 가는 고기를 보니 입안에 군침이 절로 돈다. 노릇노릇 고기를 한 점 집어 상추, 겨자소스채소와 함께 쌈을 싸먹으니 담백한 고기와 아삭아삭 채소가 한데 어울려 최고의 궁합을 선사한다. 육즙이 살아있는 고기는 자꾸만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니 어느새 불판 위가 텅텅 비어간다. 냉동 고기에 가게에서 직접 만든 양념소스를 두른 석쇠 삼겹도 인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고추장 양념이 아니라 생강, 마늘, 설탕과 비밀재료를 넣은 일명 `갈비양념`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석쇠에서 15분간 초벌구이를 한 뒤 손님상에 내온다. 불판에서 5분 정도만 익히면 시식준비 끝. 자극적이거나 느끼하지 않고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자꾸만 입맛을 유혹한다.

점심특선 `철판불고기와 된장찌개`도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메뉴다. 2인분만 시켜도 불판그릇이 모자랄 정도로 푸짐하게 나온다. 고추장과 물엿, 생강, 마늘 등으로 양념을 한 불고기는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 된장찌개는 멸치, 다시마 등으로 직접 육수를 냈으며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속에 부담도 없다. 반찬은 네 가지가 나온다. 계란말이, 어묵볶음, 장조림, 두부조림, 소시지전, 오이무침 등 매일 바뀌어 마치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밥은 부족하면 리필도 가능하다.

홍동표 대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학교 재학 시절 경험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 홍 대표는 "깔끔하고 청결한 공간에서 배부르게 먹고 즐거움을 안고 갔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웰빙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생삼겹(1인분·150g·국내산) 9000원 △석쇠삼겹(1인분·150g·오스트리아산) 4500원 △점심 특선 철판불고기와 된장찌개(돈육 국내산) 5000원 (※유성구 대학로 145번길 21(궁동 411-8번지) ☎042(353)3392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2시. 글·사진=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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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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