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조풍연실비집

조풍연실비집
조풍연실비집
초입시절 점심시간 거리를 걷다가 문득 눈에 띈 `실비집` 간판. 별다른 생각없이 점심 한 끼 할 요량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왠걸." 뚝배기 가득 펄펄 끓는 소머리국밥을 맛보고 난 후 속으로 감탄사를 연신 외쳐대기 바빴다. 그 후 이 집은 보석같은 단골이 되었다. 타지인들에게 권했더니 그들도 같은 마음이란다. 정성껏 우려내 뽀얗기만 한 구수한 진국, 여기에 말아먹는 밥과 함께 즐기는 매운 김치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맛이라며 저마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바로 대전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조풍연실비집`이다.

실비집은 본래 `실비`로 파는 집, 말하자면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서민음식을 파는 음식점을 일컫지만 이 집은 다르다. `실비집`이 갖고 있는 서민의 옛 추억 이미지는 그대로 갖고 가면서, 한우, 인삼 등 최고급 재료만으로 만든 웰빙 음식들이 손님상에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점심에 찾은 `갈마점`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본점 월평점에서 10여년 가까이 성업하다 3년전 직영점을 냈다. 국밥의 구수한 냄새가 서린 가운데 테이블마다 이야기꽃이 끊이질 않는다.

한우소머리국밥은 충남 공주, 전남 장성 등지에서 공급받는 100% 국내산 한우만을 이용해 조리한다. 사골과 잡뼈를 7대 3의 비율로 맞춰 가게 한 켠에 마련된 전통 가마솥에서 매일 끓인다. 1차로 40여분간 삶아 건져낸 뒤 찬물로 핏물을 제거한다. 다음에 전통 가마솥에다 인삼, 감초, 생강, 맛술 등과 함께 넣고 10시간 정도 국물을 우린다. 한 숟가락 떠보니 구수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고깃살은 자꾸만 숟가락질을 하게 만든다.

소머리수육은 4시간 정도 삶아 부위별로 분리해 손님상에 올려진다.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겨자소스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함께 나오는 양파절임소스나 쌈장과 곁들여 먹어도 좋다.

이 집의 김치는 생강과 마늘, 청양고추로 담가 한 번 맛보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이 특징이다. 일반 김치로 생각했다가 크게 한입 베어불면 큰일난다. 가위로 종종 썰어 조금씩 곁들여 먹는 것이 정석이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 용도로 국물에 풀어넣어 먹어도 별미다. 별도로 포장해 판매하기도 한다고.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하는 맛에 전국에서 택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조풍연(56)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다. 음식을 조리하는 일에 남다른 재미를 느꼈다고 업계에 뛰어들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한식집 근무, 포장마차, 꽃게탕, 자연산횟집 등 안 해본 음식점이 없을 정도로 풍부한 조리 경험을 쌓은 탓에 어떤 음식에도 이젠 잔뼈가 굵었다. 조 대표는 "트렌드 변화에 쉽게 영향받지 않고 전통의 맛으로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으로 한우소머리국밥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쉽게 질리지 않는 `전통의 맛`에 반한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 어느새 단골이 되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타지 사람들도 찾게 되었고, 전국으로 그 맛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1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성업한 뒤 이제는 직영점을 확장하고 가맹점도 수곳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최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조 대표는 "이름을 걸고 가게를 시작한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다하기 위해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진정한 맛은 재료에서 나온다. 평생동안 정직한 맛을 끊임없이 유지하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건강식을 선물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갈마점=서구 신갈마로 136 ☎042(533)9898 △월평점(본점)=서구 한밭대로 570번길 32 ☎042(488)3362) △소머리국밥(국내산 한우) 보통 7000원·특 9000원 △인삼도가니탕 1민원(호주산 청정우) △한우소머리수육 3만원 △사골버섯육개장 6000원 △소내장탕 6000원 △명품국밥(국내산 한우·호주산) 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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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소머리수육은 입안에 들어가자 하자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한우소머리수육은 입안에 들어가자 하자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조풍연실비집’ 한우소머리국밥은 전통가마솥에서 정성껏 우려낸 덕분에 구수한 맛이 일품이며 매운 김치는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조풍연실비집’ 한우소머리국밥은 전통가마솥에서 정성껏 우려낸 덕분에 구수한 맛이 일품이며 매운 김치는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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