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복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
조성복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
퓰리처 상 수상시인 메리 올리버는 '누가 이 세상을 만들었나요?'로 시작되는 '여름날'(The Summer Day)이라는 시에서 개인의 목적 있는 삶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말해보세요. 당신은 이 소중한 삶을 걸고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요?' 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지금 제2의 창업르네상스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이디어만 있으면 즉시 창업할 수 있는 소자본창업(Micro Start-up)시대로서 전 세계 숙박시설 공유 앱 '에어비앤비' 및 최근 페이스북이 1조 원에 인수한 '인스타그램' 등을 위시하여 많은 성공적인 사례들이 소개되며,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일컬어 새로운 창업르네상스시대라고 말한다.

창업가가 된다는 것을 비유하여 흔히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롤러코스터는 한 번 올라타면 쉽게 빠져나올 수도 없다. 그래서 마음대로 내지르지 못하고 주저하고 또 주저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유독 창업이나 비즈니스 세계의 성공이 대부분 한 개인의 영웅담이나 그에 따른 미담성 교훈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 운동은 창업과 사업의 성공은 단지 개인의 뛰어난 마법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과학적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린 스타트업의 창시자인 에릭 리스는 자신이 겪은 창업의 실패와 성공 경험을 통해 과학적 창업방법론을 제시하여 전 세계적으로 적지 않은 호응을 일으키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치밀한 시장조사를 거쳐 신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지만 이런 방식은 자금과 인력이 제한된 신생기업에서는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에릭 리스는 이러한 점을 간파하여 기존 경영이론이나 방법론은 극도로 제한된 자원으로 출발하는 스타트업에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하며, 기존 방식과 달리 사용자의 최소요구만 만족시키는 시제품(MVP)을 신속하게 만들어 고객에게 선보이고 체계적인 피드백 실험과정을 통하여 실질적인 학습을 한 후 그 교훈을 제품개발에 다시 반영하는 순환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하여 '사전에' 과학적으로 찾아가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에릭 리스로부터 적어도 두 가지의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창업의 위험성이 아니라 '성공의 방법론'이다. 그는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초기시제품(MVP)에 대한 고객과의 신속한 피드백 학습은 물론이고 자신의 경험과 판단능력에 대한 과신을 경계한다. 미용사가 헤어숍을 오픈하는 순간 그의 직업은 미용사가 아니라 경영자로 바뀐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교훈 역시 성공의 방법론으로서 '실패의 최소화' 방법론이다. 그는 '한 번의 시도에 모든 것을 거는' 원-샷 방식의 사고에 대하여 위험성을 언급하며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말라'고 경고한다. 변화무쌍하고 험난한 창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재도전의 기회를 남겨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 없는 창업을 위하여 확고한 창업비전은 견지하되 '크게 생각하되 작게 시작하라-Think Big, Start Small' 이라고 말한 것이다.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은 출간 후 많은 창업자들 사이에서 필독 매뉴얼로 읽히고 있으며, 한남대학교 이노폴리스사업단에서도 예비창업자들의 창업지도를 위하여 소중하게 활용되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이 책 한 권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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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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