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체육교사 준기(장혁)는 영은(조보아)의 당돌한 고백에 당황한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준기에게 겁 없이 달려드는 영은은 오랫동안 잊고 지내왔던 가슴이 뛰는 설렘을 안겨준다. 비 오는 날, 교정. 우산 없이 비에 젖은 교복이 안쓰러웠던 준기는 자신의 체육복을 영은에게 빌려주고 그날 이후 비극이 시작된다.

잠시 흔들렸던 준기는 이내 이성을 되찾고 영은과 거리를 두지만 순수하고 맹목적이던 영은의 사랑은 점차 광기 어린 집착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준기의 눈길이 닿는 사람 모두를 장애물로 여겨 주시하기 시작한 영은은 아내 서연(선우선)에게까지 접근하고 심지어 서연이 함께 자고 있는 준기의 침실에 숨어 드는 등 준기의 심장을 조여오는 섬뜩한 행동을 이어간다. 밀어내려 할수록 영은이의 집착은 점차 대담하고 잔혹해져 만 가는데….

영화 가시는 여고생의 '순수함'에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랑의 집착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국을 향해 흘러간다.

성인 남자와 사춘기 소녀 사이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갈 것 같았던 영화는 영은의 집착이 '광기'가 되면서 멜로에서 사이코 서스펜스로 장르가 바뀌게 된다. 이 같은 장르적 특성의 급격한 변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궁금하다. 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